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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Feb 08. 2017

여기서 나는

EPILOGUE_1 IN PAPERBOX

제공된 장소에서

내적인 길을 감,

그것이 인간의 숙명이 아닌가?

다른 것은 태풍으로 몰아가고,

다른 것은 물결과 함께 자라지만-,

우리에게는 꽃이 됨이 제일 위대하리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처럼 (feat. 이하이)-유재석×Dok2


여기서 나는


산다는 것에 바빠지기 시작하면

산다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외(警畏)와

이미 만들어진 것에 대한 익숙함에

지금 난 이 순간을 산다라고

무의식이 포괄하는 세시(世時)속에

나의 삶을 잠식한 의연한 생각들을

문득문득 놓치게 된다.


그렇게 나를 정리하고 싶었으나

외로움의 형상으로 남아있던 잔가지들을

하나씩 자르기에 너무나도 많은 미련들이

고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끔

내가 만든 계절들에

봄의 싹이 틔었던 순간으로

흐릿한 잔상, 남아있던 기억들이

낙엽이 되어 발 밑을 감싼다.


정화한 나를 수면위로 떠오르게 하고

비친 나의 모습을 침강(沈降)치 못하도록

붙잡아 둘 내력(內力)이 있어야 하지만


수초부터 제거하고

부유물이 뜬 수면을 세척하고

충(蟲)들이 꼬이는 것을 개의하는 것이


나의 행세를 생각치 아니하고

측근의 옴살부터 잘라내는 것

나의 태도는 진정 그것이 아니었더냐


멀어질 때에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워 질 때 쯤 당연히 자연스러워지고

당연히 여길 때 자연스레 당연해 지는 것이

문득문득 나를 붙들고 있던 가지들에

미련이 생기는 이유일거요.


더더욱 무거워지는 나뭇가지에 적응해

가면 갈 수록 나무 위 쌓이는 먼지들만 보며

좁게 만드는 일만의 생각들


모든 것을 핑계삼아 나를 지지하고 있던

봄 뿌리는 자꾸만 흔들린다.

싹이 나고 잎이 나서 꽃을 피워야 하는

봄의 뿌리의 기억이 조용히

흐릿해진다.


내가 지지대가 되어야 한다

봄의 벚꽃 한없는 아름다움

나는 나의 너의 봄을 터뜨리기 위해

땅에 곧은 뿌리를 내려야 한다.



휴가 복귀 전

저의 글을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간만의 글로 찾아 뵙니다.


친구들

은사님들

가족 친척들

같이 일하던 분들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나며

사회에서 가는 시간과

군대에서 가는 시간의 차이를

참 많이 느낍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휴가"라는 핑계로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나의 길을 준비하고

그들의 길을 응원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서

저는 하나씩 깨닫습니다.


이 세상을 그럼에도

사랑해야겠구나

내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나의 길을 준비해야겠구나.


이번 휴가 중에

너무나도 궁금했던 무한도전의

"위대한 유산"편을 보며

그리고 또 하나 느낍니다.


그렇게 나아가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표현하며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실천하며 또 애정하는 모습을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도록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자.


짧게나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여러분께 전합니다.

결코 3달 반의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그래도 전 이렇게 한자 한자

하나 하나

한개씩 배울 것들로 저를 채우고 생각하며

"하루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것"

그것을 지켜내려 합니다.


여러분도 그러시길 바라며

멋지게 또 2017년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PS : 돌은 더 단단해지려 하고

연장은 더 날카로워지려 하지,

그래서 심장은 천천히 자신을 구축하지.

여기에 후에 이름 없이 동시에 정확한 것이

있다. 순수함으로 자신을 설계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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