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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Apr 29. 2018

공기의 숨결

EPILOGUE 6_IN PAPER BOX

Austria

아직 난 너를 안을 때의 공기 부피를 기억한다.

내 마음에서 가장 깨끗한 자리를 보면서 네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찬바람은 갈 길이 바빴고, 바야흐로 겨울이다. 

_ 당신이 빛이라면-백가희 지음

BGM_US-James Bay


공기의 숨결


입 한가득 머금은 호흡을

저 멀리서 너는 뱉어냈지

그게 나를 흔드는 바람일 줄 몰랐다


거칠게 나를 스치며 소리 내어 퍼지는 바람아

혹여 다시금 돌아오는 바람이더라도 나를 지나쳐라

그 움직임으로 나를 호흡하고

뱉은 숨결 묻혀

너의 주변을 맴돌 수 있는 바람이 될 터이니



지나가다 익숙한 향기가 나서

문득 한 사람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반사신경 움직이듯 뒤를 돌아보는 순간

난 그 사람을 향기로 기억하면서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모든 추억들을

그저 놔두는 것 밖에 못하지요.


어디선가 그를 무언가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아련함으로 마음을 달래며

많은 순간들을 한 번에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날의 향기는

오늘이 비 오는 날이라서

하나의 우산에 서로를 맡기고

빗소리처럼 노크하던 서로의 심장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고

걷던 길이 낮이라서

우리가 들렸던 식당과 전시관을 떠올리며

함께했던 시간을 그저 시간만으로 남기는 게 아니라

서로의 머릿속에 꿈같이 남겨 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공기가 뱉은 숨결에서

당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찾아서 행복한 오늘이었습니다.


내가 숨쉬는 공기에

오늘 당신은

함께 있었습니다.


PS : 공기의 부피를 측량할 수 없는 것 또한 이때문이겠지요. 

결국 모든게 사랑이라는 차원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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