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6_IN PAPER BOX
아직 난 너를 안을 때의 공기 부피를 기억한다.
내 마음에서 가장 깨끗한 자리를 보면서 네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찬바람은 갈 길이 바빴고, 바야흐로 겨울이다.
_ 당신이 빛이라면-백가희 지음
BGM_US-James Bay
입 한가득 머금은 호흡을
저 멀리서 너는 뱉어냈지
그게 나를 흔드는 바람일 줄 몰랐다
거칠게 나를 스치며 소리 내어 퍼지는 바람아
혹여 다시금 돌아오는 바람이더라도 나를 지나쳐라
그 움직임으로 나를 호흡하고
뱉은 숨결 묻혀
너의 주변을 맴돌 수 있는 바람이 될 터이니
지나가다 익숙한 향기가 나서
문득 한 사람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반사신경 움직이듯 뒤를 돌아보는 순간
난 그 사람을 향기로 기억하면서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모든 추억들을
그저 놔두는 것 밖에 못하지요.
어디선가 그를 무언가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아련함으로 마음을 달래며
많은 순간들을 한 번에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날의 향기는
오늘이 비 오는 날이라서
하나의 우산에 서로를 맡기고
빗소리처럼 노크하던 서로의 심장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고
걷던 길이 낮이라서
우리가 들렸던 식당과 전시관을 떠올리며
함께했던 시간을 그저 시간만으로 남기는 게 아니라
서로의 머릿속에 꿈같이 남겨 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공기가 뱉은 숨결에서
당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찾아서 행복한 오늘이었습니다.
내가 숨쉬는 공기에
오늘 당신은
함께 있었습니다.
PS : 공기의 부피를 측량할 수 없는 것 또한 이때문이겠지요.
결국 모든게 사랑이라는 차원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