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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Apr 21. 2018

편지

EPILOGUE 5_IN PAPER BOX

Austria

일방통행

당신을 그렇게 사랑했다.

내 길이 하나밖에 없는 줄 알고

당신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일방적으로 걸어갔다. _제이 박

BGM_All Of Your Colours-Joe Brooks


편지


너란 공간에 빠져있는 동안

나는 손짓으로 헤엄쳐

물 위에 글씨를 써 갔다


너를 따라 헤엄치며

파동에 나를 싣고

지워지는 물결을 붙잡았다


너를 담고 있는 호수에

물장구쳐

행복을 물가에 두고

너란 잉크를 풀었다


너를 담고 있는 호수에서

퐁당

빠뜨린 모든 것이

너에게 쓴 편지라 믿었다


행복을 배경 삼아

너와 나 깊이 들어가

같은 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



손편지는 그의 진심

꽤나 오랫동안 눈으로 잡아 둘 수 있습니다.

가끔씩 꺼내보면서

그때 어떤 감정으로

그는 이 편지를 나에게 주었을까

나는 이 편지를 받았을까

되새기며 또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되고

간직할 수 있는 수단이죠.


그리고 손편지는

내가 가진 진심과 그가 가진 진심을

이어놓는 다리가 됩니다.

주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순간의 감정을 서로 나누며

그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죠.


또 꽤나 로맨틱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침이건 밤이건

전달하는 순간부터 다음날이 오기까지

그를 꿈으로 받아들이고

나를 꿈꾸게 하는

여러 가지 색깔이 되거든요.


사랑의 시작이든

회상으로의 순간이든

그로 인한 추억이 

사뭇 편지로서 다가오는 저녁입니다.


큰 호수에 색색들이 녹아있는 그와

짧고 긴 생각으로 손짓했던 나와

당신이 움직였던 흔적들과

호수에 행복을 맡겼던 날들이

유난히도 그리운 날입니다.


손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날

어떤 두려움도 떨림도

하얀 백지 앞에서는 꼼짝없이 드러내는 순간

방금 물었던 안부를 편지에서 또 묻고

했던 말을 다시 한번 적어도

쓰는 순간에는 오로지 그만을 생각하며

온전한 당신을 받아들이는 시간

그 누구에게나 편지는

뜨겁게 마음을 전하는 여러 가지 색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씨로 수놓고, 종이를 물들이고

편지봉투를 채우는 수단.

당신을 수놓고, 당신으로 물들이고

나를 채우는 방법입니다.


PS :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간단하게라도 손편지를 쓰는 건 어떨까요?

진심은 언제나 가슴 깊이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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