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5_IN PAPER BOX
일방통행
당신을 그렇게 사랑했다.
내 길이 하나밖에 없는 줄 알고
당신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일방적으로 걸어갔다. _제이 박
BGM_All Of Your Colours-Joe Brooks
너란 공간에 빠져있는 동안
나는 손짓으로 헤엄쳐
물 위에 글씨를 써 갔다
너를 따라 헤엄치며
파동에 나를 싣고
지워지는 물결을 붙잡았다
너를 담고 있는 호수에
물장구쳐
행복을 물가에 두고
너란 잉크를 풀었다
너를 담고 있는 호수에서
퐁당
빠뜨린 모든 것이
너에게 쓴 편지라 믿었다
행복을 배경 삼아
너와 나 깊이 들어가
같은 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
손편지는 그의 진심을
꽤나 오랫동안 눈으로 잡아 둘 수 있습니다.
가끔씩 꺼내보면서
그때 어떤 감정으로
그는 이 편지를 나에게 주었을까
나는 이 편지를 받았을까
되새기며 또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되고
간직할 수 있는 수단이죠.
그리고 손편지는
내가 가진 진심과 그가 가진 진심을
이어놓는 다리가 됩니다.
주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순간의 감정을 서로 나누며
그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죠.
또 꽤나 로맨틱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침이건 밤이건
전달하는 순간부터 다음날이 오기까지
그를 꿈으로 받아들이고
나를 꿈꾸게 하는
여러 가지 색깔이 되거든요.
사랑의 시작이든
회상으로의 순간이든
그로 인한 추억이
사뭇 편지로서 다가오는 저녁입니다.
큰 호수에 색색들이 녹아있는 그와
짧고 긴 생각으로 손짓했던 나와
당신이 움직였던 흔적들과
호수에 행복을 맡겼던 날들이
유난히도 그리운 날입니다.
손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날
어떤 두려움도 떨림도
하얀 백지 앞에서는 꼼짝없이 드러내는 순간
방금 물었던 안부를 편지에서 또 묻고
했던 말을 다시 한번 적어도
쓰는 순간에는 오로지 그만을 생각하며
온전한 당신을 받아들이는 시간
그 누구에게나 편지는
뜨겁게 마음을 전하는 여러 가지 색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씨로 수놓고, 종이를 물들이고
편지봉투를 채우는 수단.
당신을 수놓고, 당신으로 물들이고
나를 채우는 방법입니다.
PS :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간단하게라도 손편지를 쓰는 건 어떨까요?
진심은 언제나 가슴 깊이 전달되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