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시간, 잠깐의 시. 잠시(詩)
땅의 조각남
다 자란 나무의 파편들
떨어져도 색을 잃지 않는
태연함의 따스한 물들임
흔들려 소리쳐 부서져도
또 다른 생기를 채우는 갈라진 흔적
터무니없이 채일 아름다운 채색
BGM_Place(feat. Taylor)-김미지
노랗게 질려 가을에 불타올라
삭막한 검은 땅을 갈칠했다
푸른 한 때를 보내고
뜨거움으로 가득 찼던 나날들에 취해
하나 빠짐없이 세상을 갈아입히곤
말없이
으스러질 듯 난 부러워했다
네가 떨어지는 찰나
너의 시선에 생기와 부끄러움을 받아들이고
너를 갈무리하며
너의 온도는 손 끝에 전도된다
발길에 차여도 따스함을 흩날릴 땅의 노을아
떨어져 없어지는 듯
거리를 채워가는 낙엽들.
홍조 띤 얼굴로 나는 그댈 바라보지만
그대는 그저 노랗게
굳이 당신이 변하는 것을 붙잡지 않네요.
이 길에서 나는 부끄러움을 안아주고 있습니다.
그 어디에 나를 비교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신의 담대함과 아름다움에 수줍어
그대를 보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품에 안으며 당신의 손을 잡으면
늘 그랬던 초록의 푸르름을 선선함으로 건네면서도
당신은 한껏 붉어진 당신의 온기를 내어 줍니다.
나는 당신을 책 속에 고이 간직하고 싶습니다.
부끄러움도 흔적이 되고
당신의 열기 가득한 나의 책을 한쪽 팔에 끼고 다니며
어느 계절에서 당신을 불러내어
온도를 만끽할 테니.
그 온기를 가진 사람이 되어 당신을 알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이 그 흔한 발길에 차여도
온기를 전하는 마음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