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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Nov 18. 2019

빈집

잠깐의 시간, 잠깐의 시. 잠시(詩)

밤의 한 조각 위로 칸을 그려

열쇠 없이도 가까워 올 수 있는

내가 있는 이 곳이

네가 머무는 주소가 되게끔


BGM_젊은 연인들-서울대트리오

https://www.youtube.com/watch?v=mvYZl6NAKo8


빈집


텅 빈 마음터에

너는 집을 지었네

아침 안개 자욱이

바람 태워 보내고

창문 틈 들여다보며

나는 집으로 들어가네


잠시 동안의 나그네였나보오

그대는 한참 동안 주변에서

나의 땅을 단단히 했으니

그곳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당신

나 또한 그대에게

나그네였나보오


빈 집에 창문은 열리고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서쪽의 하늘이 붉어져

따사로이 마음터를 통과하네

조금은 오래도록 이 곳을 열어두리


그대는 나그네이니

그저 들렸다 발걸음 옮겨도

나 또한 나그네이니

그대가 지은 집에 살며

같은 걸음의 빈 집을 살리



단풍은 떨어졌고

낙엽은 까슬까슬한 길 위에

잠시나마 들릴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보란 듯이 보여주듯

가지런히 정돈되어

가장자리로 모여 있습니다.


나 또한 나그네이긴 해도

이곳에 오래 살았으니

주변을 가꿀 필요는 있는 듯합니다.

같이 온 나그네는 먼저 떠났지만

가끔 기척으로 나를 깨우니

여전히 찾아올 날 고대하며

활짝 창을 열어 둡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여기는 따뜻합니다.

한 여름의 열기가 한창일 때에도

이 곳은 선선합니다.

깜깜한 밤에도 밝은 별로 길 밝혀 놓았으니

그대는 그저 들리기만 하면 됩니다.




진심으로 정한 한 마디 _진 정한

모든 차원의 정점에 사랑이 있다고 믿습니다.

모든 사랑의 전달이 사람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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