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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Oct 05. 2015

마음눈

PAPER BOX_21

채광창

천장에 하늘 한 점 똑 떼다

"참으로 아름답다."

-내 심장의 형용사

BGM_Breakeven-The Script


마음눈

                                                    J PARK

세상 모든 만물들이

당신의 시각을 허락했음에

오늘 그 무엇이 눈에 들어오던지

당신만의 형용사로 표현된다.


몇 분 단위를 다투는 바쁜 삶.

새삼 허락된 그 안목을 일깨우는

하나의 당신, 그 거울 같은 존재로

흔하디 흔한 단풍나무 하나가

40년이 흘렀다는 것을 깨닫고


오롯이

존재해 온 낡디 낡은 건물, 그 공장이

지금은 재탄생된 온라인 쇼핑몰 본부가 들어섰음을

흐른 시간이 자리 자리를 재조명한다.


기다림과  너그러움에 익숙해진

창가. 예전의 공장 부사장실

상사맨의 구두굽 또각소리를 기억하고


도시의 한 동네

Moment가(路)부터 Newage가(路)까지

골목 골목 미로의 가로지름을

속속들이 캐낸다.


시선 가는 길목

당신이 묘사한 형용사가 이 거리를 비추고

알듯 모를 듯한

할아버지의 웃음이 그 형용사의 무게를 덮고

한박자. 용기를 심는다.


이제

당신의 형용사에

세월이란 깊이가 더해지고

이 모든 시선이 담담해지면

형용사는 당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거울 또다른 세상의 가치

새 회사의 Oldage 인턴사원이 되어

아날로그 젠틀맨, 당신만의 형용사

그 인생의 심장소리가

완성된다.


사뭇 진지해진다.

이루 말할 수 없다.

삶이 그렇다.


성공한 여자

전업주부인 남자가 있습니다.

같이 회사를 다니던 둘이 만나

여자의 꿈 이야기를 듣고는

남자는 그 꿈에 동력자가 되어주기로 합니다.


그렇게 결혼을 했습니다.

여자는 쇼핑몰 회사를 차렸고

그동안 생겼던 둘의 새생명

남편은 아이를 도맡게 됩니다.


1년만에 회사는 세계에서 유명한

일종의 "브렌드"회사가 되었고

남자는

일에 치이는 여자를 뒷바라지하고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사랑을 불어넣어 줍니다.

그렇게, 남자는 일에 대한 로망이 커집니다.

매일을 잠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아내에 대한 공허함이 커지고

사랑하는 아이가 클 수록 자신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또 그렇게, 남자는 공허해집니다.

다른, 시간이 많은 여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잠시동안의 휴식에 그 여자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만나게 됩니다.


여자는 간만에 퇴근을 일찍 하던 길,

남자의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자는, 운전해 오던 차를 잠시 세우고

집 주변의 거리를 몇 번이고 다시 운전합니다. 마음을 추스립니다.

다시 그렇게, 각자의 고민이 깊어집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근 50년간 자리를 지켜오던 신발공장의 부사장

우연히 만난 그 할아버지를 통해

여자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저 거리에 있는 단풍나무는 내가 어렸을 적 심었던 나무였고

원래는 이 길도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삶을 물어보며

삶을 배웁니다.

남자 역시 우연찮게 만난 할아버지

그 삶에 감정을 싣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이제 그렇게, 그들은 새로움으로 삶이 바뀌어갑니다.


Moment가, Newage가. 이것이 상징하는 의미는

"시간(분)과 새로운 세대(신세대)의 길"입니다.

바쁜 현대인의 시간, 할아버지가 살아온 세월

그리고 새로운 세대, 그들의 시간


7연, 그 세대간의 삶이 섞이는 서로의 "형용사"

그것이 또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느낌은 다릅니다.

하지만 그 형용사가 사랑하는 마음을 만들고

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만듭니다.

바쁘게만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숨가쁘고 헐떡이게 보일 것이고

지루함 속에 묻혀있다면 이 세상은 그저 아무 일 없는 참 단순하고 시시한, 지루한 것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세상은 조력자를 필요로 합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사람

당신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당신을 믿는 사람

당신이 믿는 사람

그 사람이 또 다시 이 세상의 삶을 새로운 형용사로 보이게 하지 않을까요?


불안했던 하루, 무기력했던 하루

기대했던 하루, 사랑할 수 있었던 하루

그 모든 것에 의미가 더해집니다.

당신만의 형용사입니다.


PS:내일도 천장에 붙은 하늘을 한 움큼만 떼어 내야겠습니다. 내 형용사가 채워질 자리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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