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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Sep 08. 2015

초심애화(草心愛花)

PAPER BOX_2

일본 사슴공원

벚꽃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빛에 비친 분홍색의 잎들이 떨어진 채 새순이 올라오는 땅 위를 덮는다. 

언젠가 하얗게 덮이면, 벚꽃의 순수함을 가진 채 새순들이 꽃을 틔울 것이다.

BGM_You Are Everywhere-Big Baby Driver


초심애화(草心愛花)

                                                                      J PARK

봄의 향기가 되어주던

작디작은 홍 빛 잎들로부터

어느 샌가 여운만 남기고

대지 위를 덮었네


멀리 보면

점잖고

소박히 쌓인

같아


세상을 비추는

따뜻한

햇살을 닮아 버렸네


그때

그 향기의 여운이

다시 꽃잎이 되어

날아갈 때


대지가

자신의 색을 찾을 때

그 달콤했던 향기가

아름다웠던 햇살이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가며

순간의 기억으로 남으리라


바람에 날리는

한 닢의 사랑이 되어

날아가리라


수학여행을 일본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DSLR 카메라를 살 엄두가 안 나서

할인행사를 하고 있던 11만 원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

사진을 찍고 다녔을 때입니다.


명목은 수학여행이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다닌다는 것"

그래서 저의 일본에 대한 추억은 너무나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날씨도 좋고 아침도 맛있게 먹은 터라

제 눈에 들어오는 일본의 풍경들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물론 아침을 맛있게 먹어서 다 좋았지요..ㅋㅋ)

벚꽃이 질 무렵에 도착한 일본이었지만,

그 나름대로 떨어진 벚꽃잎이 만든 풍경도 장관이었어요.


하얀 눈 같이 쌓인 벚꽃잎.

그것에 비친 따뜻한 햇살.

그리고 곧 있으면 파릇파릇한 잎들이

그 햇살을 거름 삼아 활발한 성장을 하겠죠.

초록의 향연은

금세 벚꽃잎은 없었던 일 마냥

잠깐의 기억으로 우릴 맞이하겠고,

또 다가올,

부스럭거릴 가을의 온도

진짜 눈이 내릴 겨울을 만드는

하나의 '사랑'이 되어

날아가지 않을까요?


PS: 시에 잠깐의 해석이나, 스토리를 달아드린 건, 제가 받아들인 느낌을 설명하고 싶은  것뿐이랍니다. :)

에필로그에서  말씀드렸듯이, 시는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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