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BOX_2
벚꽃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빛에 비친 분홍색의 잎들이 떨어진 채 새순이 올라오는 땅 위를 덮는다.
언젠가 하얗게 덮이면, 벚꽃의 순수함을 가진 채 새순들이 꽃을 틔울 것이다.
BGM_You Are Everywhere-Big Baby Driver
J PARK
봄의 향기가 되어주던
작디작은 홍 빛 잎들로부터
어느 샌가 여운만 남기고
대지 위를 덮었네
멀리 보면
점잖고
소박히 쌓인
눈
같아
세상을 비추는
따뜻한
햇살을 닮아 버렸네
그때
그 향기의 여운이
다시 꽃잎이 되어
날아갈 때
대지가
자신의 색을 찾을 때
그 달콤했던 향기가
아름다웠던 햇살이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가며
순간의 기억으로 남으리라
바람에 날리는
한 닢의 사랑이 되어
날아가리라
수학여행을 일본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DSLR 카메라를 살 엄두가 안 나서
할인행사를 하고 있던 11만 원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
사진을 찍고 다녔을 때입니다.
명목은 수학여행이었지만,
그래서 저의 일본에 대한 추억은 너무나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날씨도 좋고 아침도 맛있게 먹은 터라
제 눈에 들어오는 일본의 풍경들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물론 아침을 맛있게 먹어서 다 좋았지요..ㅋㅋ)
벚꽃이 질 무렵에 도착한 일본이었지만,
그 나름대로 떨어진 벚꽃잎이 만든 풍경도 장관이었어요.
하얀 눈 같이 쌓인 벚꽃잎.
그것에 비친 따뜻한 햇살.
그리고 곧 있으면 파릇파릇한 잎들이
그 햇살을 거름 삼아 활발한 성장을 하겠죠.
초록의 향연은
금세 벚꽃잎은 없었던 일 마냥
잠깐의 기억으로 우릴 맞이하겠고,
또 다가올,
부스럭거릴 가을의 온도와
진짜 눈이 내릴 겨울을 만드는
하나의 '사랑'이 되어
날아가지 않을까요?
PS: 시에 잠깐의 해석이나, 스토리를 달아드린 건, 제가 받아들인 느낌을 설명하고 싶은 것뿐이랍니다. :)
에필로그에서 말씀드렸듯이, 시는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