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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Oct 17. 2015

담다

PAPER BOX_28

파리를 지나다

기타와 마이크의 전원이 들어온다

거리에 묻어나는 패딩입은 남자의 파란 목소리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나의 다리를 계단 한 구석 자리에 묻는다.

BGM_지구가 태양을 네 번-넬


담다

                                                                     J PARK

사진 한 장에

그 순간을 담을 수 있다는 것 보다

로맨틱 한 일이 있을까


안타깝든, 울고 싶던, 행복하던, 놀라던

그 모든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사진 한 장을 찍는 것 보다

값진 일이 있을까


빛나던 아름답던 자신의 모습을

두터운 종이 한 장에 그려내고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 줄

빳빳한 그 종이 한 장을 어떤 것과 바꿀 수 있을까


결국 아쉽든 울고 싶던 행복하던 놀라던 간에

그것이 내가 산,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되지 않을까


또한 그 인생이

나란 삶에 있어

표현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좋아하라

기뻐하라

인생의 황혼기에 선 그대도

인생의 중반에 선 그대도

인생의 사춘기에 선 그대도

그 인생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라.


요즘은 스마트폰이 사진기를 대신할 만큼

화질이 좋아진 것 같아요.

전화도 되고 문자도 되고 메모도 되고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새삼, 스마트폰의 힘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물론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 더 행복한 느낌이 들었을지도 몰라요..^^)


주말 저녁, 가끔 광안리 바닷가를 나가 봅니다.

젊은 음악가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팻말 하나, 엠프와 마이크

될 수 있으면 기타, 젬베

소박하게 자리한 그 음악들이

거리를 장식하거든요.


그럴 때는, 이 소리를 사진 한 장 처럼 간단히 저장할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미지와 소리는 또 다른 감정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하거든요.


19살부터 친구들과 일 년에 한 번

같이 사진을 찍으러 갑니다.

저와 친구들의 모습이

한 컷의 사진에 담겨

훗날 꺼내 보았을 때에

젊음의 우리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사진은 찍히는 것

찍는 것으로 대개 나눌 수 있지요.

찍힌 사진을 보는 것도 충분히 흥미로운 일이지만,

사진을 찍는 다는 것으로도

그 순간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것 같아

어쩌면 보다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보면

그때 이런 감정으로 이 사진을 찍었지

이러다가 사진을 찍었지 하며

추억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정말 간직하고 싶은 사진은

인화해 놓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나중에 꺼내 보았을 때에

빛바랜 종이, 그 이상의 감정이

들게 뻔하거든요.^^


세상은 움직이지만

사진은 그 움직임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 줍니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사진이 그 시간을 조금씩 멈추게 해 줍니다.

나의 모습은 바뀌어가지만

사진은 나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그 모든 사진들이

기억하고 싶은 감정, 사랑의 상태로

간직되리라 믿습니다.


오늘의 한 컷!

그 사진이 아마 당신을 기억 해 줄 거에요^^

우리가 사진을 기억하는 것 처럼말이죠. :)


PS:여러분들의 소중한 한 컷은 어떤 사진인가요? 오늘은 그 사진을 꺼내보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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