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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Nov 06. 2015

노벰버 나잇 드리밍

PAPER BOX_31

Paris_Montmartre

창공의 빛기둥.

구름 그림자 사이로 내려앉은

천사들의 황홀한 아침의 인사.

닿을 듯 손을 뻗고 찰나의 찰칵 소리.

BGM_작은 별-악동뮤지션


노벰버 나잇 드리밍

                                                          J PARK

신호등 불빛 교차하는

북적대는 번화가의 이른 밤.

간만에 소식 전한 새하얀 소녀의 모습이

저 멀리서 시선 잡고 멈추게 한다.


가장 사랑했던 순간들에

부끄러움 많은 소녀로 함께했던

기분 좋은 편안한 목소리가

신호등 불빛의 색을 바래어 보낸다.


카페 한 가득 따스함을 채우는

그 날의 추억만 묻어나던

그 여자가 작사

그 남자가 작곡한

사랑으로 돌아가는 길

"The way back into love"


천천히 빠져드는

세심한 그 목소리에

Falling slowly 한 템포 흥얼거리며

아름다움 만들어 낸

꿈같은 하룻 밤

노벰버 나잇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와이잭 나눠 낄 수 있는 순간의 기분을

잊지 못 할,

기억을 걷는 시간이다.


부끄러움 많던 소녀

웃는 게 좋아서 웃던 소년

가까운 거리만큼 멀지만은 않은 끌림이

함께라서 좋은 밤이다.


If you wondering

why I do the things that I do

Honestly I don't know what to say-.


꿈을 꾼다는 것은

꽤, 선잠에 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선잠이 좋은 꿈을 꾸게 해 줘서

하루 동안 피곤함을 잊게 하기도 합니다.


꿈.

사랑했던 순간들에

"그 대"라는 존재가 함께 있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그 존재의 무게감

어느 순간, 느끼곤 합니다.


사랑한 순간들은

내가 어디에 몸을 담고 있었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또한 그 일로 나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의 기억에 코팅된 도화지가 되는  것이지요.

또한 그것을 우리는, "추억"이라고 부르고요.


그 흔적이 묻어 있는

조그마한 공간들은 어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친함을 과시하기도 하고, 모여서 수다 떨었던 기억들을

가만히 떠올리게 합니다.


아쉽게도

공간들이 그 자리에 가만히 유지될 수 만은 없습니다.

30년, 40년 된 건물들이 바람과 비에 부식되어  재건축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더욱 빨라지고 성급해지는 "새로움"에 대한 욕구 때문에

어느 순간  말없이 사라지기 마련이죠.


그 공간 속에서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이, 일촌을 맺었습니다.

서로의 공간에 들어가

작은 수첩이 놓인 곳, 그 곳에

각자의 펜을 들고 방명록을 쓰기도 했고

대문 밑에 한 줄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거들기도 했죠.


그렇게 일일이 소식을 확인하고,

또 그들의 공간에 나의 펜으로 낙서를 하며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생생한 꿈 흔적에

일어난 후로 아직까지

그 꿈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각자 바쁜 삶을 살며

"기억"하는 것도 일로 느껴진 때를 지나,

잠잠하고 고요하게 가라앉았을 때,

소녀에 대한 생각과 함께

보고 싶다고 말이죠.

소심하게 그녀의 핸드폰에 알람을 울립니다.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하면서요.


조용한 노랫소리가 들리고

북적대는 사람들이 줄어든

사소한 공간에 있었습니다.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소한 웃음으로 사소하게 말이죠.


시간이

대화와 생각을 멀어지게 할 순 있어도

마음이

단 한 순간도 어색하지 않고, 따뜻하게 붙잡아 놓습니다.

이미 멀어져버린

시간이 벌인 결과들 마저도 돌려 놓을 만큼,


스쳐 지나가는 잠자리 한 마리에도

나의 마음이 온전히 동요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게 된다는 일종의 암시기도 하지요.

참, 좋은 꿈을 꾼 밤이었습니다.

추억을 다시 추억하고

오래간만에 그 꿈이 달콤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시 꿈자리에 들고 싶어 아침을 그리는

지금 순간입니다.


추억이 참 많은 것을 말해줘요.

꿈까지 꿀 정도로 그리운 거 보니 말이죠.^^


PS: 꿈결에 목소리 하나를 들은 것 같은데 참 잊히지 않습니다.

Falling slowly의 화음을 넣던 한 소녀의 목소리였는데, 꿈을 깨고 싶지 않게 만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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