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BOX_47
눈은 언제든
모든 것들을 하얗게 되돌려 놓는다.
마치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듯
세상을 도화지 삼아.
BGM_기억을 걷는 시간-넬
드넓은 대지 곳곳을 일깨우는
작은 얼음꽃 피우는 겨울의 바람이
세상. 가장 작은 곳으로부터
순백의 화장을 시키네.
이미 성숙해진 알알이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 그 첫걸음이
가혹한 동절 바람으로 따귀를 맞고
위로부터 내려오는 냉기의 설한으로
곤장을 준비하네.
누구보다 먼저
매화 한 송이 눈을 비추고
화장 번진 늦겨울의 시선에
새삼. 강풍을 이겨낸
고귀한 힘, 생태의 정자가
잠자는 개구리의 뒷다리를 박차며
겨울이 머물던 때의
새하얀 순결에
녹읍의 꽃봉오리 한 다발 씩
창백한 겨울놀이에
생기를 더할 태동을 준비하네.
겨울은
차가히 머물러 있으나
붉은 정열을 숨기진 못하기에.
때는 멈추어 있으나
꽃 그 한 송이 사랑하는 마음
이기지 못하기에
아무리 희고 흴지라도
눈을 걷고 나면 갈빛의 땅이 드러나듯
증발하는 얼음꽃
파동 치는 대지 속으로
세상 가장 아름다운
순정의 세상 발돋움을
지켜내네.
겨울 동
때 시
머무를 정
흴 호
겨울의 때가 희게 머무르다.
시의 제목을 이렇게 지어 보았습니다.
이제,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네요.
그래도 얼마 전에는 서울에 눈이 또 한 번 내렸다고 합니다.
지역마다 기온 차이가 있어 기후에도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사는 부산은 참 눈이 안 와요.
가끔은 그 눈에 흠뻑 취하고 싶은데 말이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겨울은
어느 계절보다 춥고
자연이 앙상해지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때를
굳게 견디고 인내하면서
봄이 되면 한껏 봉오리를 뿜어 낼
꽃들의 준비가 이루어지죠.
이 계절에 눈이 온다는 것을
저는 순백의 화장을 시킨다는 표현으로
대신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꽃이 될 씨앗들이
견딜 겨울의 환경을
따귀와 곤장을 맞는다고 표현했고요.
이렇게 한 계절 지나 보내고
저 너머 따뜻한 봄바람을 맞이할 즈음부터
새로운 새싹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인내하고 견딘 결과를
참으로 아름다운 순간의 박참으로
그들의 열정을 과시하죠.
그래서 더 예뻐 보이나 봅니다.
가으내 성숙했던 아름다운 열매들이
이제는 한 생명의 모태가 되어주며
이번 한 해를 이어갈 사랑스러운 모든 대상들을
다독여주고, 응원해주었으니까요.
겨울, 희게 머물렀지만
그 속의 정열은 결코 희지 않았습니다.
조금 있다 박차고 나올
힘찬 자태들의 성스러운 모습을
붉게 붉게 간직하고 있잖아요.
겨울놀이. 항상 즐길 수 만은 없지만
항상 그 놀이, 재밌게 마음먹을 순 있는 거니까요.
당신이 아무리 창백하고, 흰 얼굴로 떠 있어도
그 속의 정열이 그 얼굴을 분명히 바꾸어 놓을 때가 있을 겁니다.
가끔 겨울놀이에 힘들고 지칠 때가 있어도
봄놀이는 분명히 당신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올 거라고
저는 진정 장담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 붉디붉은 당신의 열정이 이미 그 봄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PS : 그런 김에, 오늘도 같이 힘 내 봅시다! 빠샤 바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