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BOX_52
왼쪽 철로가 오른쪽 철로에게
니나 내나 밟히는 인생 아니겠나
오른쪽 철로가 왼쪽 철로에게
좀 밟히면 어떻노 니가 있어서 심심하진 않다이가
BGM_고맙고맙(Feat. Zion.T)-버벌진트
자네
내 자네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네
그 많은 세월을 같이 지냈다만
왜, 자네가 날, 나 이제껏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더 더 많이
나의 인생에 생이란 자. 그것에 의미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는 것을
여태 모르고 살았는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 자네 마음 자네의 말들
기다림 없이, 망설임 없이
이해했을 건데 말일세.
급한 것들에 쫓기어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뭐 그리 잘난것 있다고
존심 내세워 자넬 대했는지
내심 가까운 친구라
그리 생각했나 보네.
소중하다는 말에 당위성이 생겨
내 자네 존재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나 보구려.
사람 인(人) 두 획에
날 생(生) 다섯 획 추가된,
어쩔 수 없이 세 획이 부족한
나 자네에게 생의 빚을 지고 있지.
그 빚에도 불구하고
내 옆
인생이란 단어를 완성해주어
참으로 고맙네.
이젠 자네의 마음 그 사랑을
확인하는데 욕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위로운 감정에 조금 더 당위를 부여해
내 인생의 벗을 놓치지 않겠네.
고맙네 나의 친구여
사랑한다는 말은 조금 오글거리고
그렇다고 앞에서 니가 좋다면서 앙탈 부리는 건
내가 못 견뎌서 못하겠고
고맙다는 말을 꺼내기에는 장난스러운 분위기라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진심을 전하지 못할 때.
그냥, 펼쳐볼 수 있는 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지처럼, 손수 한 장 떡하니 써서 전해줘도 되고,
요즘같이 스마트한 시대에 "똑똑한 폰"으로
화면 캡처를 해서 전해줘도 되고요.
당연한 듯. 친구를 챙기는 일이
나의 마음엔 그리 요동치는 것이 없어도
가끔씩 그 친구의 감정이란 호수에
돌 하나 던져 파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가 봅니다.
그저 내가 좋아서,
그 친구가 보다 좋은 길로 걸어갔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나와 같이 걸어가면 참으로 좋을 것 같은 생각에
챙긴다는 느낌도 없이 했던 행동들이
조금은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전달이 되나 봅니다.
내가 그 친구를 챙기는 일도 많지만
그 친구 역시 나를, 어쩌면 나보다 많이
챙기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
참 그 친구가 소중해지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태껏 나에게 했던 말들이,
나는 그냥 흘려듣기도 하고 때론 말다툼도 일고했지만
그게 다 그 친구의 진심이었다는 것을
그 친구가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귀찮았던 말들도,
그래서 그 후에 듣게 되면
아, 이 친구가 나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구나.
나를 챙겨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참,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
나와 친구를 감싸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원래는 당연한 존재로 맺어질 수 없는 관계였지만,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나의 친구"
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나.라는 생각과 함께요.
이제는
"나의 친구"보다
"너의 친구"가 될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내가 너의 친구가 될 수 있어서 기분 좋고
그래서 내가 니 옆에 있을 수 있다는 게
미소 짓게 만듭니다.
내 인생에
생이란 자를 완성해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PS : 그래. 지금 보고 있는 너!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