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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Mar 22. 2016

친구의 사랑

PAPER BOX_52

In Japan

왼쪽 철로가 오른쪽 철로에게

니나 내나 밟히는 인생 아니겠나

오른쪽 철로가 왼쪽 철로에게

좀 밟히면 어떻노 니가 있어서 심심하진 않다이가

BGM_고맙고맙(Feat. Zion.T)-버벌진트


친구의 사랑


자네

내 자네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네


그 많은 세월을 같이 지냈다만

왜, 자네가 날, 나 이제껏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더 더 많이

나의 인생에 생이란 자. 그것에 의미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는 것을

여태 모르고 살았는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 자네 마음 자네의 말들

기다림 없이, 망설임 없이

이해했을 건데 말일세.


급한 것들에 쫓기어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뭐 그리 잘난것 있다고

존심 내세워 자넬 대했는지


내심 가까운 친구라

그리 생각했나 보네.

소중하다는 말에 당위성이 생겨

내 자네 존재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나 보구려.


사람 인(人) 두 획에

날 생(生) 다섯 획 추가된,

어쩔 수 없이 세 획이 부족한

나 자네에게 생의 빚을 지고 있지.


그 빚에도 불구하고


내 옆

인생이란 단어를 완성해주어

참으로 고맙네.


이젠 자네의 마음 그 사랑을

확인하는데 욕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위로운 감정에 조금 더 당위를 부여해

내 인생의 벗을 놓치지 않겠네.

고맙네 나의 친구여


사랑한다는 말은 조금 오글거리고

그렇다고 앞에서 니가 좋다면서 앙탈 부리는 건

내가 못 견뎌서 못하겠고

고맙다는 말을 꺼내기에는 장난스러운 분위기라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진심을 전하지 못할 때.

그냥, 펼쳐볼 수 있는 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지처럼, 손수 한 장 떡하니 써서 전해줘도 되고,

요즘같이 스마트한 시대에 "똑똑한 폰"으로

화면 캡처를 해서 전해줘도 되고요.


당연한 듯. 친구를 챙기는 일이

나의 마음엔 그리 요동치는 것이 없어도

가끔씩 그 친구의 감정이란 호수에

돌 하나 던져 파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가 봅니다.


그저 내가 좋아서,

그 친구가 보다 좋은 길로 걸어갔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나와 같이 걸어가면 참으로 좋을 것 같은 생각에

챙긴다는 느낌도 없이 했던 행동들

조금은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전달이 되나 봅니다.


내가 그 친구를 챙기는 일도 많지만

그 친구 역시 나를, 어쩌면 나보다 많이

챙기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

참 그 친구가 소중해지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태껏 나에게 했던 말들이,

나는 그냥 흘려듣기도 하고 때론 말다툼도 일고했지만

그게 다 그 친구의 진심이었다는 것을

그 친구가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귀찮았던 말들도,

그래서 그 후에 듣게 되면

아, 이 친구가 나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구나.

나를 챙겨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참,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

나와 친구를 감싸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원래는 당연한 존재로 맺어질 수 없는 관계였지만,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나의 친구"

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나.라는 생각과 함께요.


이제는

"나의 친구"보다

"너의 친구"가 될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내가 너의 친구가 될 수 있어서 기분 좋고

그래서 내가 니 옆에 있을 수 있다는 게

미소 짓게 만듭니다.


인생

이란 자를 완성해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PS : 그래. 지금 보고 있는 너!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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