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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Mar 26. 2016

검은 페이지

PAPER BOX_53

In Japan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 볼 것인가.


검은 밤에 펼쳐본다면 온 세상은 당신이 되겠지.

_기형도 오래된 서적

BGM_Who you are-Jessie J


검은 페이지


하얀 종이

몇 번 끄적이다

종이비행기 접어

창 밖으로 내어 보내네.


세상을 누비는 꿈 담아

한 구석. 2층 집 좁은 방의 창문에

내 영혼을 담은 종이


이것 적고

아니다 싶어 발 밑으로

또 적다 이것도 아니라며

하나 더 발 밑으로


그리 몇 장의 비행기

발 밑에 수북이 쌓일 때 즈음

썩 마음에 들지만은 않았던

그리해 내 영혼의 모습과 닮았던

새까매진 종이 한 장

완성되었었지.


날릴 때는

멀지 않게 날다 마는

종이비행기 한 장

생각.


부메랑 되어

물결치는 검은 밤에

까만 종이 한 장

밤이 되어 날아갔고


온 세상

내가 밤이 되고

당신이 세상이 되었지.


낙서 비스무리

종이 한 장

누가 펼쳐볼지 모를 한 밤의 올빼미 되어


그리 날았다네.

영혼의 소동

부메랑 되어 돌아 올

숨찬 심장

고요한 파동


책을 읽다

잠시 그 감동을 간직하고픈 순간이 있습니다.

조그맣게 써 놓은

작은 메모 한 장.

거기에 저의 생각과

책을 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 볼 것인가.

검은 밤에 펼쳐 본다면 온 세상은 당신이 되겠지.

_기형도. 오래된 서적

이 짧은 글을 읽는 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던지요.

단어 하나하나의 섬세함이,

그 단어들을 표현하는 마음

정말이지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이 글이 전달한 감동도

너무나도 크게 와 닿았고요.


그래서 이 글에

저의 생각을 더한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영혼을 대변하는 듯한 종이비행기 한 장.

그 어느 누구나 간단히 접어 날릴 수 있는

종이 한 장에 지나지 않지만,

종이 안에 채워진 감성

사랑생각

누구냐에 따라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끄적이다 끄적이다

새까맣게 되어버린 종이 한 장

어두운 밤에

밤과 하나가 되어

당신이 되어 날아갑니다.


날다 날다

수천억 개의 종이비행기가

까만 밤을 만들었고

메우다 메우다

조금 부족한 공간들.

별빛 빛나는 공간으로

꾹 꾹 채워 담습니다.


가끔은 영혼 하나.

사랑할 수 있는 밤하늘에 맡기고

낙서들로 가득 찬 생각

밤하늘에 선심 쓰듯 내어주고

빈틈 조금씩 만들며

별빛 비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렇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밤이 당신이니

나 또한 생각이 많아지고

까만 낙서들 가득 존재하니

빈틈, 별빛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당신이 밤이니

이 밤을 사랑할 수 있나 봅니다.


PS : 이 밤에 시를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 밤에 여러분과 감성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 밤, 당신과 함께 밤의 빈틈을 보고 밤의 까만 눈동자를 볼 수 있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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