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BOX_54
행복한 시간들이 피어나는 낮의 봄날
자연의 사랑을 뽐내기라도 하는 듯 핀 벚꽃
일찍부터 봄을 준비하는 분홍 자태들의 만찬
BGM_벚꽃엔딩-버스커버스커
햇빛과 물을 안고 자라야 할
그 많고 많은 흩뿌려진 씨앗들을
잘 자라고 있나 확인한답시고
흙을 파헤쳐 꿈이라도 들쳐 본다 하면
어떤 희망이 새싹으로 틔워지겠는가
짧은 시로 오늘을 출발합니다.
봄이란 걸 자랑이라도 하는 듯
여전히 찾아오는 분홍 잎들의 아름다운 자태가
이 거리를 뒤덮습니다.
사랑한다는 속삭임으로 세상을 물들이려는 듯
힘 하나 안 들이고 피어난 것처럼 보이는
세상의 연분홍 바람이 불어옵니다.
봄이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나 봅니다.
어쩌면 한 때 피고 지는 꽃처럼
만개한 순간을 지켜내고 싶은 심리인가봐요.
결국 흙으로 또 돌아가
다음 계절을 준비할 텐데 말이죠.
그래서 시라는 것도
짧으면 짧을수록 간직하고 싶어 지나 봅니다.
참 신기한 게,
글을 길게 쓰는 것도 어렵지만
단 한 줄, 한 단락을 쓰는 것도
꽤나 어렵다는 걸
봄을 통해서,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알게 됩니다.
씨앗이 잘 자라려면
햇빛과 물, 좋은 흙이 있어야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니에요.
고이 그 흙들이 씨앗을 품고 있어야만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겠죠.
누군가의 발에 차이고
흙장난을 하는 아이들의 손에 파헤쳐지면
그 씨앗은 싹을 틔우기 힘들어 질 겁니다.
가끔은 그래서
"간직하다"는 말에도 힘이 들어가나 봐요.
지켜봐주는 문지기가 있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랑이 있고
흐트러짐을 바로잡아주는 용기가 있고
꿈을 희망으로 자라게 하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
아마도 그 "간직하다"를 대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겠죠.
따스한 햇빛
건강한 물
영양분이 많은 흙
새싹이 자랄 수 있는 요소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씨앗의 꿈, 그것이 희망이 되기 위해선
온전하게 품어주는 품이 있어야 가능하죠.
그 품이 세상이 될 수 있는 하루가
여러분께 펼쳐지길 바랍니다.
물론, 지금도 여러분 사이사이에서
작고 작은 씨앗들이 따뜻한 품을 찾고 있을 거예요.
주머니 속에서, 옷깃에 묻은 먼지 밑에, 어제 밀어 넣은 동전에 딱 달라붙어있으면서요.
PS : 그 씨앗을 찾는 건 여러분들의 몫이겠죠?^^ 행복한 아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