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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름 Dec 15. 2016

퇴사 다음날, 동경(東京)

@Tokyo, Japan



요즘 퇴사라는 키워드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퇴사 학교, 퇴사의 추억, 두 번째 퇴사 등 대놓고 '퇴사'라는 단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책들도 많고 이런저런 강연도 꽤 있는 것 같다. 퇴사, 이 두 글자 자체로 충분히 자극적이다.


나의 첫 퇴사는 더운 여름이었다. 졸전을 마치고 다니기 시작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인턴기간 합쳐 2년 남짓 다녔을까. 고민 끝에 대학원에 진학하였고, 누구보다도 정신없이 바쁜 2년을 보냈다. 그리고 또 입사를 했다. 그리고 지난겨울, 두 번째 퇴사를 했다.


퇴사 다음날, 펑펑 울고나니 도쿄였다.

전 직장에는 고양이 세 마리가 있었다. 퇴사하던 날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졌고, 내가 버리고 간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 되고 마음이 아팠다. 택시 아저씨는 내가 꺽꺽 거리며 울자 조용히 라디오를 켜 주셨고, 마침 임재범의 고해가 나오고 있었다. 하필 노래까지 슬프다며 더 꺽꺽 거리며 울었고, 집에 도착하자 마음이 안정되었다. 이렇게 갑자기 일상이 바뀌어버리면 생각이 너무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 끝에. 퇴사 다음날, 나는 동경, 아니 도쿄로 떠났다.


공항 가는 길에 코트에 붙은 고양이 털을 발견하고는 또 울음이 터졌다. 한동안 집안 구석구석에서 고양이 털이 발견되었다. 니트와 코트 섬유 속에 아비시니안 녀석의 털이 박혀 있었고, 현관 먼지 덩이 속에도 스코티쉬 폴드 녀석의 흰 털이 있었다. 보기와 달리 모질이 가장 좋았던 벵갈 녀석의 털은 속옷을 넣어놓는 서랍에서 발견됐다. 고양이는 정말 대단한 동물이다.


신주쿠로 향하는 길.

도쿄는 서울보다 조금 덜 추웠다. 하늘도 맑았고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시원한 공기가 느껴졌다. 눈은 퉁퉁 부어있었으나 기분은 좋았다.


2010년 내 생애 방학이 아닌 첫 휴가는 도쿄였다. 아사쿠사, 신주쿠, 하라주쿠, 롯폰기, 오모테산도, 아키하바라 등 한 번쯤 들어본 동네도 한 번씩 찍고, 요코하마 잔디밭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지유가오카에서 길을 잃어 어설픈 일본어로 길을 물어보기도 했다. 아직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라서 지유가오카의 한적한 주택가를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걸었고, 한 80세는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스미마셍. 지유가오카 에키가 도꼬 데스까.' 아직도 기억나는 용기 내어 뱉은 한 문장. 길을 잃어 헤매는 동안 지유가오카는 도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네가 되어버렸다.


H가 사는 동네 샤브샤브집, 담백하다.

오후에 신주쿠 부근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만난 H가 동네 맛집에 데려가 주겠다고 했다. 아주 담백한 샤브샤브인데 조금 느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식당 안이 너무 조용해서 사람이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꽉 차 있었다. 이렇게나 조용하다니, 대단한 사람들이다. 여행자는 나 하나뿐인 것 같았다. 정갈하게 나온 소고기를 팔팔 끓는 육수에 스윽 스윽 휘젓고 건져내어 접시에 내려 담고, 야채를 적당히 얹어서 먹으면 삼삼하니 맛있었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심심한 맛이었지만, 그 나라다운 맛을 맛보는 게 또 여행자의 특권이니 맘껏 누리자 생각했다.


처음 도쿄에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H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녀의 집에 체크인한 다음날 1박 2일 일정으로 쿠사츠 온천에 가기로 했다.


흔한 동네 빵집.
곳곳에서 고양이를 만났다.

동네가 참 조용했다. 낡은 동네 빵집과 이발소, 작은 술집이 있고 고양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조용한 동네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쿠사츠 온천 이야기는 따로 하기로.




여행을 구상할 때 다들 자신만의 순서와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항공권을 보기 이전에 그 도시에서 가고 싶은 스폿을 구글 맵에 신중하게 찍어둔다.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핀이 찍히고 나면 며칠 동안 갈 곳인지를 정하고 항공권을 검색한다. 항공권 가격이 꽤 괜찮다 싶으면 일단 예약을 걸어놓고, 다시 구글맵을 보면서 어느 동네에 숙소를 잡을 것인가 정한다. 다만 숙소 결제는 환불이 불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하곤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 내가 가는 기간에 어떤 전시회가 열리는지 서치 엔진을 총동원해서 파악하고 여행 루트를 구체화한다.


국내에서 하는 전시회도 타이밍이 맞지 않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전시기간이 적어도 몇 달은 되는데도 놓치는 거라 때론 스스로가 답답해지기도 한다. 해외에 나갔을 때 마침 보고 싶은 전시가 있다면 무조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마음에, 샅샅이 뒤진다.


정말 운 좋게도 난 퇴사 다음날 떠난 이 도쿄 여행에서 일본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 무라카미 타카시의 전시와 내가 동경하는 건축가 프랑크 게리의 전시를 볼 수 있었다. 프랑크 게리의 전시는 21_21 Design Sight에서 하고 있었으며 마침 또 오모테산도 루이뷔통 갤러리에도 전시가 있었다. 프랑크 게리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이야기해야 하니(자꾸 쪼개는 것 같지만), 롯폰기 힐즈 모리미술관에서 있었던 '무라카미 타카시의 오백나한전' 이야기도 따로(덩달아) 하기로 하겠다.




@Blue Bottle Coffee

여행을 다닐 때 유독 한국인으로 붐비는 곳이 있다. 오모테산도의 블루보틀 커피가 그렇다. 인스타그램에 오모테산도나 블루보틀 커피를 영어로 태그 검색해보면 한국인들의 피드가 엄청나게 많다. 특히 젊은 한국 여성들이 오모테산도에서 쇼핑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올린 사진들이 많은데, 한동안 이 카페 사진이 줄을 이어 올라왔다.


그래서 나도 가봤다. 나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다 본 영화를 일부러 피하기도 하고, 카페도 이미 너무 유명해져서 안 가기도 한다. 미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핫해져 버린 이 커피 브랜드의 맛이 궁금했고, 사진에서 본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가 보았다.


붐비는 카페 안, 절반이 한국인이다.
데님셔츠가 깔끔한 단정한 직원들.
바리스타가 내가 마실 커피를 내려주고 있다.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어울릴 것 같은 인테리어와 가구였다. 다른 지점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오모테산도점은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커피 맛을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산도가 강한 것보다 스모키 한 향이 강한 커피가 내 입맛에 더 맞다는 것쯤은 안다. 산도가 꽤 강하게 느껴지는 블루보틀 커피는 내 타입은 아니었다. 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찾는지 알 것 같았다. 직원들의 유니폼도 카페 분위기와 잘 어울렸고 모두 친절했다. 내가 마신 커피를 내려준 바리스타는 외국인이었는데(외국에서 외국인이라니), 내가 인스타그램에 위 사진을 올리자 또 오라며 코멘트를 달아주었다. 아마도 틈틈이 자신이 일하는 카페에서 찍힌 사진들을 모니터링 하나보다. 주말마다 새로운 카페를 가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남기게 되면 피드를 올리곤 하는데, 카페나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 계정이 코멘트를 달아주거나 사진을 공유하거나 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Found MUJI, Omote-sando

요즘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본 브랜드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이 아닐까. 합리적인 가격의 기본 아이템, 특히 히트텍이나 후리스 홈웨어 같은 건 유니클로가 독보적인 것 같다. 무인양품을 벤치마킹한 듯한 자연주의라는 국내 브랜드도 있긴 하지만, 무인양품 고유의 심플한 디자인과 순한 이미지는 꽤 오랜 시간 1인 가구나 신혼가구들에게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 무인양품은 국내 매장이나 일본 매장이나 제품도 디스플레이도 참 일관성 있다. 그래서 굳이 도쿄에서도 매장에 들리지는 않지만, Found MUJI는 가 볼만 하다.


테이블웨어 진열장을 지나면 2층으로 가는 계단이 나온다.
추운 밖과는 달리 매우 따뜻하다.
당장 쓰지 않아도 탐내게 되는 패브릭제품들.

따뜻한 분위기의 매장 내부에는 사무용품, 식기류, 패브릭 제품을 포함해 다양한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꼭 무언가를 사려는 생각이 없어도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매장이다. 도쿄에 가기로 할 때부터 린넨 제품을 좀 사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왠지 이 곳보다 더 마음에 드는 곳이 있을 것 같아 빈 손으로 매장을 나섰다.


@Paul Smith Space, Omote-sando

폴 스미스 스페이스에서 쇼핑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섰다. 내가 들어서자 매장에 있던 직원들 대여섯 명이 일본어로 웅성거렸고, 그중 한 사람이 다가와서 무언가 말하기를 망설였다. 매장이 오픈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맞는데 이벤트가 있다고 했다. 그 이벤트 언제 끝나냐고 묻자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나 내일 못 오는데-하는 생각과 동시에 내가 난감하게 만들면 재차 사과할 것이 뻔해서. 알았다고 다음에 오겠다고 하고 나왔다. 잘은 모르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무슨 매거진 촬영을 하는 것 같았다. 아, 아쉽다.


도쿄 곳곳에 있는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



아오먀아 플라워 마켓을 여러 곳에서 보았는데, 이 매장이 가장 예뻤다. 머리를 곱게 빗어 묶은 할머니가 꽃집에 들어서고, 젊은 남자 직원이 맞이한다. 그림처럼 예뻐서 사진 찍어놓고 여러 번을 들여다보았다. 찍을 땐 몰랐는데 꽃집 입구에 세워놓은 칠판에 스위트피-라고 써 놓은 것도 참 예쁘다.


@Omote-sando Hills, Tokyo

오모테산도 힐즈는 처음 갔을 때와 너무 매장이 같아서 조금 실망했다. 어쩔 땐 빨리 바뀌어도 실망한다 하고 어쩔 땐 달라진 게 없어서 재미없다며 실망한다고 한다. 전과 같이 제일 위층으로 올라가 걸어내려오며 이곳저곳을 들락거리며 둘러봤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무언가를 찾고 있었는데, 이 곳에서 찾았다.


디자인 제품들을 파는 샵에서 만난 knot.
디자인도 소재도 좋지만, 브랜드 정신이 마음에 들었다.

일본 로컬 시계 브랜드 knot. 실제로 보면 매료될 수밖에 없다. 정갈하고 정직해 보이는 디자인이라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작은 시계 공방에서 시작된 브랜드인 만큼 섬세하고 좋은 퀄리티를 가진다. 가격 또한 퀄리티에 비해 합리적이기 때문에 한 번 knot 시계를 차기 시작한 사람은 프레임과 밴드를 지속적으로 구입하게 된다고 점원이 설명해 주었다. 편집샵이라서 굳이 이 브랜드를 홍보할 이유가 없었을 텐데, 개인적으로 괜찮게 생각하는 브랜드였나 보다. 프레임과 밴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가죽 밴드와 메탈 밴드를 함께 가지면 활용도가 배가 될 것이라는 말에 세트로 포장을 했다.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아 다행. 재미있는 것은 A/S도 일본에 가야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사카 매장에서 A/S를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최근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매장 수가 조금 늘었다.


 http://knot-designs.com/


타비오 매장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저 코디가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다.

이유 없이 양말이 좋은 나는 타비오만 가면 양말욕심이 배가 된다. 이때에 10켤레도 넘게 샀는데 조금 오버인가 싶어서, 지난여름에 갔을 때에는 딱 2켤레만 사 왔다. 내가 신지 못하는 남자 양말도 팬츠와 슈즈 사이에 멋들어지게 코디해 놓은 것을 보면 구매욕이 엄청나게 상승한다. 예쁘고 퀄리티도 좋다. 한 켤레에 만 원 정도 하는 양말을 몇 켤레씩 사는 일이 흔치는 않으나, 타비오에 가면 지갑이 열린다.


겨울이지만 아침 햇살이 참 좋았다.

어릴 때부터 날씨에 집착했다.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눈을 뜨면 131에 전화를 걸었다. 131은 기상청이고 오늘의 날씨, 내일의 날씨, 그리고 지금 당장의 기온 순서로 읊어주었다. 초중고 내내 교복을 입고 다녔는데도 날씨를 모른 채로 밖에 나서는 게 싫었나 보다. 어학연수를 갈 때에는 미국에 가면 친척들 손에 맡겨질 것이 뻔해서 영국과 호주를 고민했었는데, 오로지 날씨 때문에 호주 브리즈번을 택했었지. 머무는 내내 비가 오지 않았고 흐린 날이 없을 정도로 맑고 공기 좋은 그곳은 언제나 내게 그리운 도시다.


도쿄에서의 일주일 동안은 내내 맑음이었다. 겨울에도 햇살만 좋으면 찬 공기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또 다른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에서 친구를 만났다.
전날 철야작업을 한 친구와의 점심식사.

전날 H가 외박을 했다. 바빠서인지 연락이 잘 닿지 않았고 덕분에 잠을 설치다가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새벽엔 골목을 어슬렁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더 무서울 일 같은데. 일본도 철야작업을 하는구나, 심지어 야식도 안 먹고 하는구나,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점심. 회사 근처에서 우설을 먹게 해주겠다더니 그곳이 폐점을 해서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에서 가벼운 식사를 했다.


중년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깔끔한 맛인데 양이 조금 부족했다.

온통 초록 초록한 공간, 어수선하게 널브러져 있는 것 같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적인 분위기이다. 우리 엄마뻘 되시는 중년 여성들이 꽃에 둘러싸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첫날 먹었던 샤브샤브마냥, 정갈하고 섬섬한 맛. 이 날 H는 철야를 하고도 정시퇴근을 했는데 점심때 못 먹은 우설을 먹게 해주겠다고 퇴근 후 히카리에에서 나를 기다려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새삼 또 고맙다.


우설이 꼭 먹어보고 싶어 들린 히카리에 리규.
생각보다 쫀득쫀득하다.

부들부들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쫀득쫀득한 식감이었다. 소는 정말 버리는 부위가 없구나 싶다. 지난여름 다시 히카리에에 갔을 때에는 장어덮밥을 먹었는데, 굳이 둘 중 더 맛있는 곳을 고르자면 장어덮밥을 꼽겠다. 하지만 새로운 식감이었기 때문에 대 만족.


히카리에 식품관은 정말 신천지, 계란과자도 고급지다.
짐도 생각해서 그날밤 먹을 카스테라만 구입했다.

히카리에는 식당도 꽤 많지만 식품관이 엄청나다. 퇴근길에 먹거리를 사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계란과자를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면세점에서 도쿄 바나나랑 이것저것 또 살 생각을 하니 내려놓게 되었다. 대신 당장 먹을 카스텔라를 사고 편의점에서 우우 푸딩을 사서 귀가했다.


카스테라와 우유푸딩, 정말 꿀 맛!

이다음 도쿄를 다시 갔을 때에도 카스텔라를 사 먹었다. 입에서 살살 녹는달까. 과하지 않게 달짝지근하고 우유와 계란 맛이 적당하다. 다음에 도쿄에 가면 히카리에에 또 들러야겠다. 그 나라라서 먹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갈 수 있는 곳을 경험한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좋았던 곳을 다시 찾는 기쁨 또한 크다. 친한 친구가 도쿄에 가있는 지금,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사진을 보니 아직 못 가본 식당도 있고, 사고 싶은 것도 생겼으니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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