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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Dec 07. 2020

조앤라모스의 [베이비팜]

내가 만난 4인의 여자 그리고 골든 오크스!!

 책 제목 [창비/장편소설/베이비팜]과 기자 출신 작가 조앤라모스의 관심도로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내용과 감상을 쓰는 서평 글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기 어렵다니.. 

글을 써야 하는 날이 다가왔지만, 다시 책을 펴고 또 읽고 또 읽게 만든다. 


 무엇인가 써야 하기 전에, 소설 속에 나온 여러 가지 배경들을 먼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아보았다. 

역시 소설 속 배경은 단순한 소설을 위하여 만들어 낸 배경이 아니다. 소설의 저자 조앤 라모스는 인도의 대리모 산업에 관한 기사를 보고 이 소설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저자가 본 그 기사는 '세계의 아기 공장'이라는 타이틀로 우리나라 언론에도 보도되었던 악명 높은 인도의 대리모 산업 기사다. 이 대리모 산업은 최근까지  러시아에서 한 아파트에 대리모들을 집단 수용하는 '아기 공장'으로 발견되어 전 세계를 뒤집어 놓기도 하였다. 


 책의 배경은 단순한 소설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 당장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기들의 생명을 다루는 윤리적인 딜레마를 시작으로, 소설 속  [골든 오크스]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하여 다양한 사건사고를 보여준다. 그 사건 사고의 내용에서 디테일하게 다루는 인종의 문제, 자본에 의한 계급 착취 문제, 더 나아가 최근 폭발한 미국의 인종/이민자 문제까지 다루어진다. 


  소설 속에는 4인의 여성이 모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평생 신생아 유모 일을 해온 '아테', 궁핍한 필리핀 이민자이며 싱글맘인 '제인', 골든 오크스 제인의 룸메이트 백인 이상주의자 '레이건', 마지막으로 골든 오크스를 총괄하는 중국계 혼혈인 이사 '메이'. 이 4 명의 여성 이름을 목차로 교차해가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왜 그녀들이 그렇게 살아야만 했는지, 왜 그 삶을 선택해야만 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문장들을 정확하게 한 줄 한 줄 읽어보았다. '나'라는 독자는 처음부터 임신을 사업으로 보는 생각 자체를 문제로 보고 있어서인지, 아무리 나와 다른 상황의 대상자들 - 간절하게 아이를 원하여 대리모를 구하는 사람들 - 을 이해하고 납득해보려고 하여도 잘 되지 않았다.  특히, 대리모들을 위한 최고급 장소로 소설 속에 배경이 되어주는 [골든 오크스 - 골든 오크스 농장이라 말함]는 곳에 대한 겉과 속의 다름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 대리모를 한다는 조건으로 많은 돈을 받고, 대리모를 하는 그 9개월 동안 모든 것을 누리는 듯해 보이지만 사실상 모든 자유를 억압받고 통제당하는 그 속에서의 생활 내용들을 보며 정말 많은 생각을 오가게 하였다.  


골든 오크스는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골든 오크스의 본질, 다시 말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남성과 여성들 - 세상을 움직이는 거물, 판을 뒤흔드는 실력자, 리더, 인습 타파 주의자 들 - 의 출산을 위한 최고급 원스톱 숍이라는 본질을 아우르게 될 것이다!   

골든 오크스의 정의를 말해놓은 듯한 이 문장을 몇 번을 읽었는지 셀 수가 없다. 지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제인의 다급한 상황을 끝으로 가제본은 끝이 났다. 궁금증이 최고조에 다다른 내용에서.....

 완결본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기대감이 더 높아져서 검색해보니 인상 깊은 표지 디자인으로 출간되어 판매 중이다. 운좋게,  <창비>에서 국내 정식 출간 전에 사전 서평단으로 뽑혀서 읽게 된 책! 남아있는 궁금한 스토리를 위하여 조만간 구입하여, 완본을 끝까지 읽어 볼 계획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가가 쓴 문장의 힘에 대해서 또 한 번 강한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내용 부분에서는 솔직히 거리감을 두고 읽다가도, 소설 속 캐릭터들의 성격과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가의 날카로운 관찰 문장 하나하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소설 초반 부분에서 아테가 자기 대신 부잣집에 신생아 보모로 일하러 가는 제인에게 전수하는 현실적인 노하우를 알려주는 부분에서는 마치 내가 아테에게 전수받고 있는 제인이 된 것 같았다. 이것이 작가의 관찰력에서 온 생생한 묘사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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