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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

by 이하늘

우레탄 포장길에 퉁…퉁.. 울리는 내 발소리

바람 지나가는 나뭇잎 사이로 뻐꾸기 우는 소리, 지빠귀 우는 소리,

배드민턴공이 헤매는 소리, 저 멀리 포장도로에서 차 몇 대, 오토바이 몇 대가 달리는 소리,

까마귀 우는 소리, 산공원 운동기구 앞 의자에 앉아 담소 나누는 어른들 소리,

등 뒤에서부터 커지는 나일론 바스락거리는 소리,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사람, 멀어지는 바스락 소리,

라디오 들으며 철봉체조하는 어른,

작은 동네 뒷산인데도 누군가 이른 아침부터 정상에 오른 것이 분명한 외침…

동네 어르신 벤치에서 꾸벅, 그러다 덜그럭, 지팡이를 놓치곤 입맛을 다시며 전화기 너머 친구에게 “어 저기 이따가 복지관에서 장기 괜찮지?”

산 아래 학교 앞 도로에서 쟁그렁, 철근 움직이니 조심하라고 울리는 버저,

거북이 입에서 떨어지는 약숫물,

그 앞에서 쑥 조청, 약도라지 조청, 송화버섯 담아 파는 상인,

나와 함께 도랑 따라 걸어가는 약숫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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