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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삼킬 땐 체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by 이하늘


가끔 너무 멋지고 사랑스러운 사람을 알게 되면

골라낸 말, 골똘히 바라보는 눈, 마음 담긴 웃음, 내가 어렵다 하기 전 괜찮다고 안심시키는 배려

그 하나하나가 모여 나를 감싸안을 만큼 거대하다는 걸 알게 되면

나는 그 사람을 삼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눈을 깜박하고 나면 내 눈 안에 그 골똘한 눈빛을 넣고,

내 입으로 그들의 경험을 뱉고,

그렇게 한 번에 그들의 사람됨을 내 몸에 녹이고 싶다.


하지만 사람을 삼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

그냥 그 말 하나, 행동 하나를 꼭꼭 씹어 삼키자.

천천히 조금씩 먹어야 체하지 않는다.

이런 맛이 있구나, 이런 향이 나는구나. 깊이 생각하며 씹어야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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