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OEM X DRAWING

Be yourself

by 김담요

학창 시절에, 내가 좋아하던 New Kids on the Block의 멤버, Jordan Knight의 모토는 Be Yourself. 였다. 키, 몸무게, 눈 색깔 등등과 함께 맨 마지막줄에 써져 있던 그 두 단어가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은 아마도 그 모토가 이해되지 않고 남아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내가 내가 안되면 도대체 무엇이 되길래, 하는 생각으로 이 좌우명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러 가지 제도 속에서, 사람들의 조합 속에서 나는 여기저기 부딪히고 흔들렸다. 하루 종일 머리 속에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과 내가 그들에게 건넸던 표정들과 말들이 둥둥 떠다녔고 머리가 터질 때까지, 그리고 잠자리에 누워서까지 그것들은 나를 괴롭혔다.


사람들과의 조우가 아름다웠다거나 참 좋았다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기억에 남지 않았다. 상쾌한 소통이라도 한 날이면 그냥 미소를 머금고 맑은 머리를 베개에 기대기만 해도 스르르,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갈 수 있었지만 마음에 걸리는 일들은 말 그대로 몸에 마음이 있을 것 같은 그 위치에 걸려서 온 몸속을 돌아다녔다.


me, lying down, being myself without words.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말해도 돼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도 괜찮아요.
충분히 완벽한 존재인 걸요.


이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내가 그토록 아끼는 사람들이 나를 멀리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을지, 나는 눈치를 보고 그들을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내가 아닌 그들에게 나의 의중을 결정할 권리를 넘겨주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 자신에 대한 권리를 타인에게 넘기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싹튼다는 구절을 본 것 같다. 왜 내가 관계 속에서 항상 낮은 위치에 쪼그려 앉아 있어야만 했는지, 왜 조용한 시간이 올 때마다 마음이 콱 막힌 느낌이 배를 돌아다니며 찌르는 불안으로, 또는 혈액을 가로막는 근육의 긴장으로 돌아다니게 되어 안식을 취하지 못하는지, 알 것 같았다.


좋다, 싫다, 딱 잘라서 말을 해도, 진정 내 안의, 아마도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을 진정한 내가 될지라도, 내가 버림받지 않을 수 있을지 아직도 나는 모른다. 그리고 나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행동하고 말하고 표정 지은 적이 별로 없이 주변의 흐름에 따라 살아온 세월이 더 오래 지나버렸기 때문인지 나의 진심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도 잘 알 수가 없다.


나를 세상에 보내준 신이 존재한다면, 아니 만약 내가 소설을 쓸 때처럼 어떤 인물을 만들어 이야기 속에 집어넣었다면, 생긴대로 살지 못하고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면서도 호감을 사기 위해 생글생글 연신 미소를 짓는,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좋아요."라는 말을 목소리를 높여가며 수없이 읊어대는 모습을 볼 때 매우 안타까울 것 같다.


아직도 모르겠다, 나답게 산다는 것이, 나만의 언어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그래서 매일 쓰고, 매일 먼산을 바라보고, 매일 그림을 그려본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나를 답답하고 불안하며 긴장하게 했던 무엇인가가 툭, 하고 튀어나와 나를 알게 해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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