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이 흘러 가네요.
코로나가 정말 많은 것을 바꾼 세상입니다.
이 이야기는 코로나 이전 그리운 그 때의 일상입니다.
모처럼만의 회식이다.
복귀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다같이 모여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회식하면 술을 마셔야 하는데, 최근 우리 팀의 회식 분위기는 건전한 회식문화를 강조한다.
그래서 술을 마셔야 회식한 것 같던 내게는 조금은 낯선 풍경이었지만 이것도 익숙해지니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다.
오늘은 일찌감치 오전근무를 마치고 경기도 광주 인근의 한정식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차 한잔 하는 일정이다.
다시 찾아 오래도 찾기 힘들 것 같은 깊은 산속의 이런 까페는 우리 제군들은 어떻게 알게 됐을까?
참으로 신기한 곳에서 우리 팀 8명이 모여 앉아 각자의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큰 창을 내어 바깥 풍경을 고스란히 눈에 담을 수 있는 ‘차경(借景)’이 멋진 곳이다.
커피 맛도 일품이다.
대화는 공통된 주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직장이라는 가두리안에 모인 우리의 공통된 주제는 당연히 업무다.
그런데 나와 김차장을 제외한 전원이 미혼인 이들에게는 언제나 남녀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또 다른 주제거리로 인기다.
특히나 미래의 배우자를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아 어디 백마 탄 왕자 안 나타나나?”
“돈 많은 골드미스 만나면 원이 없겠다.”
이런 이야기들 하며 마무리된다.
그 말속에서는 나의 배우자는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조건과 환경이어야 한다는 작은 소망이 담긴 것이다.
“팀장님, 어딜 가면 백마 탄 왕자를 만날 수 있을 까요?”
“글쎄? 박대리는 백마 탄 왕자 만나기 위해 뭘 준비하나?”
좀 불행한 이야기지만 ‘유유상종(類類相從)’, 이 사자성어는 거부할 수 없는 진리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가라는 말처럼 백마 탄 왕자 만나려면 성으로 가야한다.
“제군들, 내가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줄까?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자신이 신데렐라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 많지 남자도 마찬가지고.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뭐 남자는 평강공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하는 정도? 그러니 드라마 소재로도 꾸준히 나오지. 그 형식만 바꿔가며 말이야. 근데 현실은 어떤 줄 알아? 비극적이게도 온달과 신데렐라가 결혼을 하지.”
“아~~ 그러네, 웃픈 현실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한숨을 쉬고 웃는다.
그냥 내 주제 파악하고 내 수준에 맞는 짝을 찾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백마 탄 온달이 되고 평강 같이 현명한 신데렐라가 되면 된다.
백마 탔다고 모두 왕자일리 없고 돈 많다고 모두 평강일리도 없다.
우리 스스로가 백마 탄 온달이 되기 위해서, 현명한 신데렐라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