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모의고사 결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반에 전국 4등이 배출된 덕에 선생님들 사이에 묘한 기대감이 흘렀다
정작 그 녀석은 덤덤하게 있지만...
점심시간 교실엔 그 녀석에게 공부 노하우를 얻고자 하는 범생이로 가득 찼고,
나와 몇몇은 쫓겨나다시피 복도로 나왔다.
복도에 기댄 채 창밖으로 보이는 예술고를 쳐다보며 의미 없는 잡답을 나눴다.
그러던 중 옆의 한 녀석이 탄성처럼 내뱉은 한마디!
'여학생이다!!'
이 말과 동시에 아이들의 잡답은 그치고, 시선은 예술고의 교문을 향했다.
우리 반은 건물 제일 끝 'ㄱ'자 모양이라 예고 등굣길과 인접했고, 그 거리는 여학생의 얼굴도 식별이 가능할 정도였다...
'오늘 시험이라도 쳤나?'
점심시간 여고생들이 하교하는 일은 드문 일이라 아이들은 왠지 모를 생기가 비췄다.
친구들은 복도 창가에 착 붙은 체
하교하는 여고생의 얼굴과 외모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쟤 이쁘지 않냐?'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서연우...
틀림없이 연우다.
아니?
여고생?
나보다 연상이었어?
난 동급생이라 생각했는데?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그녀의 얼굴이 점점 클로즈 업된다.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날 알아봤다.
세상에!!!
나에게 손을 흔든다. 나를 보면서...
그 모습이 아이들의 시선에 꽂힌다.
나를 쳐다보는 동급생들의 시선에 부러움이 보인다.
야!! 정연우!!
누구야?
누나야?
아님 연상의 여자 친구야?
친구들의 질문이 귓속에서 이명처럼 울린다.
'와~~~ 정연우한테 숨겨둔 여자 친구 있다!!'
'원희의 라이벌 등장인가?'
15살 아이들의 짖꿎음이 교실에 울리고 있다.
아~~ 어지럽다.
그렇게 흥분하며 말하지 말라고
하교하는 그녀는 친구에게 귓속말을 하며 웃고 있다.
내 얘기겠지?
공기처럼 1년을 보내고 싶던 나의 계획은 그렇게 끝이 난 듯싶다...
-to be continued-
https://brunch.co.kr/@pluto-owl/136
https://brunch.co.kr/@pluto-owl/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