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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to owl Apr 05. 2021

이렇게 하면 망하는 커피 이야기 02...

우리 가게는 스타벅스가 될 수 없다...

아마 대한민국의 커피 부흥기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커피프린스는 2007.07 mbc에서 방영했다.)

그전까지 커피는 자판기 또는 캔커피가 전부였고 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가 대중들에게 자리를 잡던 시기기도 했다.

그 당시 대한민국의 주제어는 웰빙이었고 이는 다양한 커피 문화가 전파되기도 했다

나 역시 그 시절 처음으로 드립 커피를 마시며 이쪽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그리고 커피를 파는 게 아닌 문화를 파는 스타벅스의 활성화로 커피업계는 더욱 탄력 받게 된다.(스타벅스는 1999년에 진출했다)

밥보다 비싼 커피를 파는 스타벅스를 보며 우리도 커피장사를 하면 스타벅스만큼은 아니더라도 라면값 정도는 받고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기대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입점과 확장에 힘입어 엔젤리너스 ,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이 그 뒤를 쫓기 시작한다

2018년도 커피 매출은 프랜차이즈가 4.3조 원을 그 외의 자영업 커피가 2.5조 원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 4.3조의 30%가 스타벅스였다.

다음 해인 2019년 스타벅스  한해 매출은 1조 8695억을 기록한다.

여담으로 우리가 출근할 때 스타벅스에서 매일 커피를 마신다면 1년 커피값으로 100만 원을 넘게 쓰는 셈이다.


이런 자료를 본다면 예비창업자는 높은 관심을 보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건물주라면 스타벅스의 입점(?)을 노릴 것이고

그렇지 못하고 어느 정도의 자본을 갖고 있다면 프랜차이즈를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적은 돈으로 작은 평수의 테이크 아웃을 노려볼 것이다.

스타벅스 옆에서 떨어지는 콩고물(?)만 주워도 한 달 수입은 넉넉할 거란 기대(?)도 품는다

그런 기쁜 망상(?)에 사로잡혀 가게 자리를 알아보고 어느 순간 계약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2019년 7만 1000여 개의 영업 중인 매장 중에 2018년도 개업한 매장은 1만 4000여 곳이며 이는 하루 38개 꼴로 창업을 의미한다(아마 치킨집도 이와 비슷하리라)

이렇게 창업을 하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장님들은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커피가 돈이 되는 건 스타벅스라서 가능한 거라고 프랜차이즈니까 가능한 거라고...

사실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이는 바로 높은 비율의 자영업자 분포도이다.

알다시피 창업할 아이템은 보통 비슷비슷하다.

특히나 커피는 진입장벽이 낮아 오래전부터 레드오션이라 불리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쉽게 창업할 수 있고 그만큼 치열함을 의미한다.

그런 치열함 속에 폐업자는 속출하고 커피 덕분에 돈을 버는 사람은 커피 사장님이 아니라 간판, 인테리어, 중고 머신 사장님이란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우린 커피 한잔의 매출원가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이는 나중에 자세히 적어보자 한다.)

한때 뉴스에서 방송한 커피 원가가 300원이란 말은 몰라도 한참 모르는 말이다.

그럼 치킨집은 생닭만 잡으면 끝인가?

유독 커피 원가에 대한 질타가 나에겐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이처럼 커피 매장을 스타벅스, 다수의 프랜차이즈, 매장형 자영업, 테이크 아웃 같은 공간의 크기와 브랜드 인지도로 나눈다면, 결국 규모의 경제에 의한 부의 배분이 눈에 보인다.


물론 테이크아웃을 시작으로 이름을 알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부산의 모모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투자한 만큼의 비율로 수익을 얻는 것이 보통이다.

어쩌면 그러한 이유로 무리하게 빚을 내서라도 번화가나 큰길 같은 소위 유동인구 많은 곳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투자가 항상 금전적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 안에도 실패는 존재한다.


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스타벅스처럼 판매를 할 수 없다.

오히려 스타벅스의 새로운 음료가 출시되면 2군(?)들이 발 빠르게 유사품을 출시하고 이는 하청의 하청의 하청처럼 차례대로 밑으로 내려간다.

우리는 스타벅스처럼 시즌마다 다이어리를 구하기 위해 프리퀀스를 만들 수도 없다.

조금 노골적으로 말해 우리 가게 다이어리를 누가 원하겠는가?

이미 스타벅스는 매스컴에서 말하듯이 커피를 파는 게 아닌 문화를 팔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두텁게 자리 잡고 있어 고객 한 명의 파급력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것 또한 훨씬 수월하다.


그렇기에 스타벅스에 비해 충성고객이 적은 우리는 조금 다른 각도로 판매를 시작해야 한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건 가격의 차별화, 지역특산물 같은 지역의 차별화, 시그니처 음료 같은  매장의 차별화 일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게마다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다.

자신이 로스터리 카페를 하고 싶은 이도 있고, 한층 한층 자신의 매장을 늘리고 싶은 이도 있을 것이다.

이것만 봐도 굳이 로드맵 같은 스타벅스 매뉴얼을 따를 필요가 없다.

말을 바꾼다면 스타벅스처럼 될 필요가 없다.


사실 난 스타벅스의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분명 스타벅스가 대한민국 커피 문화를 이끌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커피맛을 이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은 건 가게마다 각자의 고유한 커피와 문화 그리고 개성이 있다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대부분의 바리스타는 이러한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믿는다.

혹시 또 모르지 않는가?

당신의 커피가 스타벅스를 대신해 다음 커피를 이끌지…



-본 내용은 저의 주관적 내용입니다.-


https://brunch.co.kr/@pluto-owl/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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