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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스 기획자 엘린 May 19. 2019

07 미션 3: 선택과 집중

정책을 설정하고,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등의 밑그림 작업은 완성했으니, 이제 세밀하게 그림을 완성할 때가 왔다. 우리가 완성하려는 그림은 한 번으로 끝낼 수 없고 시리즈작으로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맨 처음으로 내놓을 그림의 구성을 결정해야 했다.


첫 번째: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 결정


대시보드

현재 비즈넵 모바일 대시보드 디자인
우리 회사는 매출과 매입의 정확한 데이터를 매일 파악하기 쉽게 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이라 생각하고 화면에서 쉽게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 내가 얼마나 돈을 벌고 돈을 쓰는지 금액을 매일 파악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기존 회계프로그램들은 돈을 벌고(매출) 돈을 쓰는(매입) 내역을 매일 파악하기가 정말 어렵다. 메뉴 접근성이나 정보 입력, 자료 수집 모든 면에서 일반 사장님들이 사용하기에 복잡하고 어렵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매출과 매입의 정확한 데이터를 매일 파악하기 쉽게 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이라 생각하고 화면에서 쉽게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매출과 매입을 보여주는 대시보드 기능을 강화한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설정한 기간에 따라 매출과 매입의 합계액을 자동으로 계산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매출과 매입의 숫자가 한눈에 보이면 어느 것이 더 크냐에 따라서 손익이 어느 정도 계산이 되기 때문에 현재 매출이 부족하거나 매입이 많은지, 매출이 많은데 돈을 너무 조금 써서 세금으로 나가야 할 부분이 많은지 등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예전에는 일일이 입력해야 이런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가에서 각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고 얼마나 쓰는지에 대한 전자 데이터를 받아 국세청 홈택스에 저장해 두고 있기 때문에 홈택스에서 제공해주는 데이터를 보여주면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수집으로 데이터를 축적하여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 생긴 많은 회계프로그램 스타트업은 홈택스 데이터를 연동해서 자동수집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데이터를 보기 쉽게, 따로 엑셀로 분석하지 않아도 자동 분석이 가능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대시보드에 보여줄 데이터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매출과 매입

계좌 잔액

납부한세금

카드 매출



카드 매출은 여신금융협회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라 매일 입금액이나 수수료 등이 달라질 수 있는 데다가 같은 업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K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우리도 같은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분리했다. 이것은 경영 전략적인 측면에서 결정되어서 데이터를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던 내용으로 기억한다. 현재는 카드채권이란 용어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요약된 데이터 위주로 보여주고 있는데, 위의 매출이란 용어와 겹치지도 않고 왜 우리가 데이터를 보여주는지 단어 변경으로 명확해진 느낌이 있어 만족하고 있다.


참고: 비즈넵 가이드 - 카드채권 확인하기


단, B2C에 보여줄 모바일 화면과 B2B에 보여줄 웹 화면을 다르게 기획하고 디자인해야 했기에 웹도 모바일도 서비스 기획을 처음 해보는 나는 모바일과 웹앱의 차이를 몰라 다른 모바일 화면과 웹앱 화면을 보고 벤치 마크하면서 겨우 기획을 완성할 수 있었다.(공부해라 닝겐)


증빙 데이터 모델링

화면을 기획하면서 동시에 진행했던 것이 증빙 데이터 모델링과 관련된 기획이었다. 대시보드에 보일 데이터들은 홈택스 등에 저장된 데이터를 불러와 정제하여 보여줘야 하는데, 회계지식이 없다면 정확한 데이터를 정제하고 화면에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와 회계사님, 그리고 Backend 개발자 분과 붙어서 하루에 1시간씩 데이터 정제를 위한 회의를 가지면서 어떤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고 보여줘야 하는지 같이 모델링을 해나갔다. 처음에 내 역할은 데이터 정의를 내려주는 정도이긴 했지만 처음으로 백엔드와 협업을 해보고 모델링 기획을 경험을 해본 것이었고 개발자분이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셔서 이때의 경험이 그다음 데이터 모델링 기획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때 정리하고 기획한 증빙 데이터 모델링은 우리 서비스에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자동 회계장부의 근간이 될 것을 염두했기 때문에 현재 작동하는 각 메뉴들의 백데이터를 언제든지 무리 없이(데이터의 오류 없이) 바꿀 수 있도록 정리가 되었다. 하지만 서비스 오픈과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서 이때 기획한 모델링이 현재 메뉴들에 반영되진 못했다. 조만간 반영할 예정이다.


웹앱 내비게이션 개선

나를 기준으로, 초보 IT 서비스 기획자에게 가장 어려운 것을 꼽자면 바로 내비게이션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단순히 메뉴 정리하는 건 줄 알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웹앱 기획의 기본이자 최상위 기획 레벨이 바로 내비게이션을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저만 그런가요...?ㅠ)


메뉴들을 새롭게 정리하고 데이터를 어떻게 보여줄지 새롭게 기획하면서 내비게이션 정리가 필요했는데 확실히 실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비게이션을 기획하다 보니 문제가 많았다. 엄청나게 많은 메뉴와 Depth, 그리고 B2B와 B2C를 고려하여 디자이너와 프론트 개발자, 그리고 CTO와도 논의하면서 정리하긴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기획자인 나의 실력 부족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자기반성 ㅠ).


개선된 내용은 사이드바가 3단계까지 펼쳐지면서 선택하던 것을 페이지 전환 방식으로 2Depth로 줄인 것이고, 파트너가 클라이언트를 관리하는 메뉴 기능을 강화하고 클라이언트들을 전환하면서 관리하기 쉽도록 만든 부분이다. 추가적으로 모바일이나 태블릿에서도 보는데 많은 메뉴들 때문에 방해받지 않고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때는 이게 최선이야!라고 나름 만족하면서 정리하고 마무리했지만 나중에 이 내비게이션 체계가 많은 문제를 일으켜서 결국에 새로운 디자이너들과 협업하여 다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내비게이션을 개선하기 위해 회의하면서 만든 I.A 포스트잇. 나중에 이와 관련해서 브런치에서 이야기를 쓸 예정이다.



CS 센터

B2B와 B2C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보니 B2B2C간의 CS를 쉽게 처리하고 알림을 보내고 등의 여러 가지 기능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같이 만들어 제공하려고 했다. 서비스 명을 어드바이저라고 해놓기도 했다. 그래서 CS 처리도 가능하고 업무처리했다는 표시도 해주고 알림도 해주고 이메일처럼 주고받을 수도 있고 댓글도 달고 등등 이런 기능들이 있어야 할거 같아! 라는걸 다 집어넣어서 기획을 마무리하고 보니 트렐로 비슷한 게 만들어져 있었다-_-;;;


일이 점점 커진다←


있으면 좋겠을만한 기능을 있는 거 없는 거 다 넣으면서 욕심을 부리다 보니 생긴 문제였다. 덕분에 생각보다 프로젝트가 너무 커져서 API 모델링하는 기간, 프론트 제작기간, 디자인 기간 등 총체적 난국으로 일이 너무 커졌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멋진 기능이 나왔지만, 우리 서비스 중에서 대표적으로 뒤엎어야 할 기능이 돼버렸다. 그래도 이 프로젝트 덕분에 서비스 기획을 할 때 어떻게 맺고 끊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것 같다.



CS 센터 만들면서 내린 결론   

욕심을 너무 부리지 말자

적당히 맺고 끊을 줄 알아야 한다



두번째: 기술적으로 당장 구현하기 힘든 기능

이제 중요하지만 기술적으로나 리소스로 봤을 때나 당장 구현하기 힘든 기능은 다음을 기약하고 로드맵에 넣어 놓아야 했다. 언젠가 개발을 할 거라는 인지와 아예 모르고 있다 갑자기 개발해야 한다고 듣게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이 기능들은 개발을 할 거예요"라고 시간 날 때마다 주지 시켰다. 중요하지만 지금은 할 수 없는 기능들은 아래와 같았다.  


RPA 회계 장부

HR, 급여

세금 신고

기타 보안 이슈가 크게 작용하는 이슈


다들 목업을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데이터 검증이 까다롭고 고려해야 할 백데이터나 보안 이슈가 많아 기본적인 기능들이 안정적으로 제공되고 나서 개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획할 때는 당시의 회사와 시장 상황 및 기획자의 실력이 반영되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기획하더라도 화면 배치, 기능설계, 필요한 데이터가 조금씩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도 나중에 개발할 기능들에 대해서 기본적인 기획들은 진행을 했었다. 앞으로 이런 것들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내용 공유 차원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때 진행했던 기획들은 지금 다시 새로 기획하고 있다. (과거의 나는 믿을 수 없기 때문이죠!) 매번 기획했던 것들을 다시 기획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기획할 때는 당시의 회사와 시장 상황 및 기획자의 실력이 반영되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기획하더라도 화면 배치, 기능설계, 필요한 데이터가 조금씩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미리 기획해 두면 내용 정리 차원에서는 좋긴 하지만 다시 쓰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기획자가 나태해지면 안 되는 이유다.


3. 기타

서비스 기능에 대한 기획을 진행하면서 디자인과 개발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IR, 마케팅도 동시에 진행했는데 흔한 스타트업의 기획자로서 마케팅도 어느 정도 담당해야 했다. 그래서 비즈넵을 소개하는 소개사이트 화면 구성과 문구, 그리고 팸플릿 등을 기획해야 했다.


하지만 소개사이트를 기획하면서 느낀 건데, 난 정말 이런 거 못한다. 그냥 서비스 기능 기획은 머릿속에서 바로바로 그려져서 쓱쓱 써내려 갔다면 이건 단순하게 3page정도 기획하는 거였는데도 몇 날 며칠이 걸렸다.


그래도 어떻게든 기획은 해야 했기에 문구 기획하고 리뷰받고 수정하고 리뷰받고를 일주일 내내 반복하다 겨우 컨펌 나서 디자인 들어가고 소개사이트 개발이 들어갔던 것 같다. 얼마 뒤에 신규 기획자가 들어오셨는데 소개 사이트 기획은 이분께 바로 넘겨버렸다..(도망)


어떤 기능을 개발할지 결정하면서 화면 기획도 같이 진행했는데, 우리는 당시 유행하던(?) Mobile First 기조를 따라 모바일 화면을 항상 고려하면서 기획해야 했다. 그 이유와 기획 과정은 다음 편에서 다루겠다.



1. 국내와 해외 회계 프로그램 상황 비교

2. 국내 회계프로그램 ㅣ D사가 장악한 국내 시장

3. 회계 프로그램 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 ㅣ 관련 스타트업 출현

4. 나는 회계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5. 미션 1: 서비스 정책 설정하기

6. 미션 2: 팀원들을 이해시켜라

7. 미션 3: 선택과 집중

8. 미션 4: Mobile First

9. Beta 버전을 출시했다

10. 과거의 나는 믿지 말자 ㅣ Beta는 Beta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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