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회계사인 대표님의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상주하는 회계사님들이 많았지만, 회사의 정체성은 회계법인이 아닌 핀테크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구성원의 대부분이 개발 인력이었다. 이는 모두가 회계 지식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수 없는 상태라는 걸 뜻했다. 회계&세무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기획하는 나는 회계와 세무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이 당연했지만 다른 팀원들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회계&세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모든 구성원에게 요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서비스 운영에 대한 큰 틀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하고 서비스의 핵심인 회계처리 관련 내용에 대해 마지막단계에서 플로우 차트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서비스 운영에 대한 정책 설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다들 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많은 편이었고, 서비스를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운영해보신 분도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짚어 주시기도 하는 등 좋은 피드백이 많았다.
특히 사장님을 대상으로 하는 B2C 쪽 서비스 정책은 B2B보다 경험이 있거나 체감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설명이 끝났고, 덕분에 모바일 베타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폐쇄적인 출시이긴 했지만)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이제 관건은 회계처리에 관한 서비스를 이해시키는 거였다.
전사적인 정책 설명회를 진행하기 전, 스프린트 시작 회의를 하면서 기획문서 중 회계처리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고 난 절망했다ㅠㅠ 이때 회계 관련 지식이 없으면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회계처리 방식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정책 설명시 회계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모델링에 대한 작동 원리를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으로 목표를 삼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고, 어떤 흐름인지 정도만이라도 보여주고 현재 우리가 개발한 단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알려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책 설명시 회계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모델링에 대한 작동 원리를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으로 목표를 삼았다. 덕분에 회계 자체는 어려워해도 모두가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선에서 정책 설명회를 큰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정책 설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정책에 대한 설명도 끝났다. 서비스를 만드는 건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상세한 것은 만들어가면서 정하고, 추가적인 정책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설명회 이후에도 기획 의도에 대한 설명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기획의도 및 정책의 큰 틀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팀원이 들어오거나, 서비스의 기능이 크게 바뀌게 될 경우에 다시 과거에 세운 정책을 되짚어가며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그리고 나도 까먹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매번 정책에 대해 설명하기가(문서화가 되어 있더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비스가 크고 어려워서 그렇다고 다들 위로해줬지만, 그냥 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ㅠㅠ
그래도 서비스 정책에 대해서 다들 이해해주고 정책 방향대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다들 동의해줬기 때문에 정책 설정 및 설명회가 실패는 아닌 것 같아 안도했다. 하지만 서비스가 지향하는 지점이 워낙 크기 때문에 큰 그림을 최종적으로 완성하기 전에 순차적으로 완성할 점을 정해야 했다. 사용성은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선택의 기로에 섰다.
1. 국내와 해외 회계 프로그램 상황 비교
2. 국내 회계프로그램 ㅣ D사가 장악한 국내 시장
3. 회계 프로그램 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 ㅣ 관련 스타트업 출현
4. 나는 회계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5. 미션 1: 서비스 정책 설정하기
6. 미션 2: 팀원들을 이해시켜라
7. 미션 3: 선택과 집중
8. 미션 4: Mobile First
9. Beta 버전을 출시했다
10. 과거의 나는 믿지 말자 ㅣ Beta는 Beta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