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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스 기획자 엘린 Apr 07. 2019

05 미션 1: 서비스 정책 설정하기

서비스 정책을 설정하려고 마인드맵을 정리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을 당시 나는 기획자로 전직한 지 만 한 달이 겨우 된 완전 쌩초보 기획자(라는 직함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B2B와 B2C를 대상으로  서비스 정책을 세워봐야겠다고 목표도 설정했지만 사수도 없이 정책부터 설정하려니 눈 앞에 캄캄했다. 내가 정책을 세워도 되는가? 정책이라고 세웠는데 이상하다고 팀원들이 거부하면 어떻게 하지? 나 이제 겨우 입사한 지 한 달밖에 안됐는데 경력도 없는 사람이 정책을 세우는 게 말이 되나?!! 등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혼돈의 카오스)


아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지 말입니다(우리 집 강아지가 내 생각을 대변해주고 있..)


그래도 잘할 수 있다고 한껏 어필(이라 쓰고 이라고 읽는다)을 해놨고, 팀원분들이 눈을 반짝이면서 어떤 문서를 내놓을지 기대하고 계셨기 때문에 못하겠다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최대한 내가 경험했던 것들과 우리 회사의 비전을 섞어서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플로우 차트를 활용한 문서 작성

그 첫 번째 단계로 정책 문서를 작성하기 전, 내 생각을 정리하고 서비스 용어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용어와 앞으로 사용할 용어에 대해 처음으로 작성한 문서를 통해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문서는 팀원들이 읽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플로우 차트를 사용하여 서비스 흐름도를 정리하고 핵심 되는 키워드 위주의 문서를 작성했는데 이게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 정책 문서를 아무리 열심히 작성해도 서비스를 만들어갈 사람들이 정책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이해하기 쉬우면서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문서를 작성하는 법을 이때 배웠다.


초반에 정책 설정하며 그렸던 플로우 차트. 크으 옛날이여



B2B 서비스 대상 정책 설정

우리 서비스는 서비스 대상을 우선적으로 B2B로 생각하고 만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파트너가 될 B2B 대상 서비스 정책부터 설정했다. 이 부분이 B2C 보다 서비스가 더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B2B 대상 서비스 정책 설정 후 B2C 서비스 정책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시장 경험자의 조언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때 깨달았다.


B2B 서비스 대상은 회계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고, 회계 정보를 매일같이 접하며 필요로 하는 곳을 크게 6개로 분류하여 정리하였다. 그중 가장 빠르게 접목시킬 수 있는 대상인 세무대리인(회계사, 세무사)을 제1 고객으로 생각하고 세무대리인 위주의 서비스 정책을 설정하였다. 세무대리인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사내 회계사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회계경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세무대리인 시장은 하나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내 회계사님들 도움이 없었다면 B2B 대상 서비스 정책 설정은 어려웠을 것이다. 이 시기에 설정한 세무대리인 위주의 서비스 기조는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시장 경험자의 조언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때 깨달았다.


처음에는 세무대리인이 먼저 사용해보시고 업무에 도움이 되시라는 의미로 비즈넵은 제휴 세무사를 통해서 이용 가능했다. 즉 B2C인 일반 기업 및 사장님 대상으로 오픈이 되지 않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무사 및 회계사님들의 적극적인 호응 덕분에 사장님들에게도 입소문을 타고 많이 전달되었다. 이는 B2C에 대한 정책이 하나도 없었다면 불가능한 호응이었다고 생각한다.


B2C 대상 정책 설정

B2C 대상 서비스 정책은 내가 기업의 회계 담당자라면, 혹은 내 주변 개인사업자 분들이라면 어떤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하는 것부터 출발했다. 내가 직접 회계 업무를 진행했었고, 개인사업자인 남자 친구의 장부 작성을 도와줬던 입장에서 가장 간편하고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형태의 회계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회계를 몰라도 내 사업의 현황을 빠르고 쉽게 파악하고,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전문가와도 쉽게 연락하여 도움받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정책을 설정했다.


비즈넵의 현재 서비스 관계도. 초반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폭넓은 분야의 실무를 경험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기획자를 신입으로 잘 뽑지 않는 이유도 조금은 이해가 갔다.


지금 다시 보면 처음 작성한 정책 문서들의 허술한 점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큰 틀은 변경되지 않았으니 처음 치고는 선방했던 정책 설정이라 보고 있다. 기획자로 전직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나마 이 정도의 서비스 정책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전 직장에서 전반적인 서비스 운영을 관여해보고, 회계, 재무, 인사, 사업기획까지 폭넓은 분야의 실무를 경험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기획자를 신입으로 잘 뽑지 않는 이유도 조금은 이해가 갔다.


자, 이제 정책을 반영하여 서비스를 함께 만들 팀원들에게 내 정책을 설명할 때가 되었다. 과연 팀원들의 반응은 어떨 것인가? 결전의 순간이 왔다.



1. 국내와 해외 회계 프로그램 상황 비교

2. 국내 회계프로그램 ㅣ D사가 장악한 국내 시장

3. 회계 프로그램 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 ㅣ 관련 스타트업 출현

4. 나는 회계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5. 미션 1: 서비스 정책 설정하기

6. 미션 2: 팀원들을 이해시켜라

7. 미션 3: 선택과 집중

8. 미션 4: Mobile First

9. Beta 버전을 출시했다

10. 과거의 나는 믿지 말자 ㅣ Beta는 Beta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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