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비스 기획자 엘린 Jul 15. 2019

08 미션 4: Mobile First

서비스 기획을 위해 목표를 설정할 때 Mission 중에 하나가 모바일 우선(Mobile First) 디자인을 고려한 화면 기획이었다. 기능도 먼저 집중해서 개발할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한 것처럼, 화면 구성 또한 모바일을 고려하여 우선 개발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하고 화면 기획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션을 설정하게 된 이전 글 다시 읽기


서비스 기획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정한 정책은 당연히 아니다.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있었던 회사 정책이었다. 처음에는 Mobile First가 뭔지도 모르고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게 만드는 게 당연한 분위기여서 거기에 그대로 따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정책에 의문이 생겼다. 모바일 퍼스트 디자인이 무엇이고, 왜 그것을 지향해야 할까?


Mobile First Design vs. Responsive Design

B2B 툴을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데스크톱 위주의 웹 서비스를 만든다. 즉 Responsive Design이라고 부르는 웹서비스 디자인 방식을 따른다. 데스크톱 위주의 웹 서비스 디자인을 우선시하고, 모바일 대응은 제일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디자인 방식이다. 그래서 모바일 대응이 부실하거나 모바일에서는 아예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점적 위치의 D사의 프로그램도 그렇고(최근에 모바일 대응이 가능한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긴 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S사나 O사 역시 모바일에서는 접근하기 어렵다. 아예 모바일에서 접근 불가능한 기능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전문 지식 여부와는 상관없이 접근성 자체가 떨어져서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렇게 된 것은 ERP 프로그램의 수많은 기능을 모바일에 담아내기 힘든 부분도 있고 보안적인 측면에서도 모바일 접근을 지양해서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Mobile First Design과 Responsive Design에 대한 비교 설명을 잘해놓은 칼럼이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두시면 좋을 것 같아 링크를 공유한다.)


반면에 Mobile First 디자인은 B2C 시장에서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디자인 방식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데스크톱으로 웹에 접속하는 시간보다 모바일에서 웹이나 앱 등의 서비스에 접속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대응이 늦어지면 그만큼 서비스의 이용률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서비스나 홈페이지들 모두 모바일 대응이 최우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모바일 위주의 디자인이 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지에 대한 칼럼이다. 모바일 위주의 디자인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우리는 왜 Mobile First 인가?

일반적인 서비스라면 모바일에서 거의 모든 활동을 시작하고 끝내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 정책이었지만 우리 서비스는 회계서비스인데 모바일은 좀 나중에 고려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모바일 화면 고려하기 힘들어서 그런 거 맞다.) 그래서 왜 모바일을 고려하여 서비스를 기획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모바일을 먼저 고려한 서비스 기획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 Mobile First 정책을 고수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고객의 특성

세무대리인이 필요로 하는 것

우리가 주 고객으로 삼는 세무대리인의 특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문 사무직과는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 했다. 세무사, 회계사들은 생각보다 외부 미팅이나 출장이 많은 업종으로 모바일 이용시간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세무대리인의 니즈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세무대리인의 니즈 = 영업에 도움이 되는 도구 필요 

영업 나가서 `우리 이런 것도 제공해줘요`라고 홍보해야 함 

외부 업무와 전화 업무가 많음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보다 스마트폰 사용이 친숙한 편임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업 도구에 대한 니즈가 강력했음  


일명 사(士) 자 직업으로 불리는 세무사, 회계사가 외부 업무가 많고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이 아닌 모바일에서 접근 가능한 회계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강력하다는 것은 이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세무대리인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정보 접근성이 수월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바일 화면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사장님이 필요로 하는 것

그렇다면 개인사업이나 법인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니즈는 어떤 것이 있을지, 이 사람들도 모바일에서 정보 접근이 수월한 방식을 선호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사장님들과 면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통계를 측정하여 결정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직접적인 인터뷰나 설문을 수집하기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있었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이나 각종 기사 등의 자료 수집을 통해 사장님들에게 어떤 니즈가 있고 모바일 화면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사장님들의 니즈 = 어디서나 매출/매입/자금 현황 파악을 위한 도구 필요 

사장님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동하면서 외부에서 어디서든 볼 수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확인 = 모바일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  


이렇게 조사한 내용의 결과를 보니 결론은,   

모바일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그러니까 모바일 대응이 최우선

이었다.


2. 정보 접근성

모바일로 정리된 회계정보를 볼 수 있다는 건 정보 접근성이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쉬운 회계를 표방하는 우리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 위의 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이유는 바로 정보 접근성 때문이다. 모바일로 정리된 회계정보를 볼 수 있다는 건 정보 접근성이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쉬운 회계를 표방하는 우리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모바일에서 회계 정보를 보여주려면 기존 회계 프로그램처럼 만들 수 없었고, 데이터를 좁은 화면에서도 구분하기 쉽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모바일을 기준으로 서비스 화면 기획을 하다 보면 데스크톱 화면에서도 복잡한 내용을 간편하게 보여줄 수 있고 누구나 사용 가능한 쉬운 회계프로그램을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개발 인력 배분하기

모바일을 고려한 모바일 위주의 서비스 기획에 대한 근거도 마련되었고, 이제 얼마 없는 개발, 디자인 인력을 잘 활용하여 어떤 부분을 집중 개발해서 먼저 출시할지에 대해 결정할 때가 왔다. 투자 진행상황이나 슬슬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으로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전사적으로 고민했고, 결정한 것은 모바일 앱부터 인력을 집중 투입하여 개선하고 웹에는 전문가를 위한 기능 추가(디자인은 고려하지 않은)에 집중하기로 했다.


모든 것은 내 단독 결정이 아니라, 경영진의 결정과 전 구성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되었다. 다들 무엇이 중요한지 인지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바일 앱 개발 위주의 개발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무사히 비즈넵 Beta 버전을 출시할 수 있었다.


아 이제 한숨 돌릴 수 있는 것인가!?라고 안도하고 있던 찰나, Beta 버전에 대한 CS가 끊임없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젠장). 서비스 운영의 참맛(?)을 맛보게 된 것이다. 완전히 완성되지 않은 Beta 버전 출시가 과연 독일까, 오히려 약이 될 것인가. 다음 편에서 자세히 이야기 해보겠다.



Mobile First Design에 대한 자료를 찾으면서 알게 된 좋은 글이 있어 추가로 공유합니다.

서비스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모두에게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이 듭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1. 국내와 해외 회계 프로그램 상황 비교

2. 국내 회계프로그램 ㅣ D사가 장악한 국내 시장

3. 회계 프로그램 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 ㅣ 관련 스타트업 출현

4. 나는 회계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5. 미션 1: 서비스 정책 설정하기

6. 미션 2: 팀원들을 이해시켜라

7. 미션 3: 선택과 집중

8. 미션 4: Mobile First

9. Beta 버전을 출시했다

10. 과거의 나는 믿지 말자 ㅣ Beta는 Beta일 뿐



이전 08화 07 미션 3: 선택과 집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