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년 동안 뭘 했을까
30대가 되면서부터 한 해의 목표나 계획을 잘 안 세우거나 매우 간단한 목표만 세우다보니 회고할 일이 없었다. 올해는 직무도 변경하고 이직하고 적응하는 와중에 큰 변화가 많았기 때문에 올 한해 어떤 생각으로 지내왔는지, 어떤 일들을 겪어냈는지 회고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2018년을 회고 해보고자 한다.
우선 올 초에 내가 세웠던 목표가 있었나 생각을 해보니
1. 회사를 잘 다니자
2. 아프지 말자
정도였던 것 같다.
전에는 과로로 인한 병치레가 많아서 아픈게 스트레스였기 때문에 올해는 과로하지 않으면서 회사에 잘 적응하는게 한 해 목표가 되었던 것 같다. 두 가지만 놓고 봤을 때, 크게 아프지도 않고 회사도 잘 적응하며 다녔기 때문에 올해는 크게 이룬건 없지만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회사에 적응했던 부분을 되돌아 보면 업무적인 측면에서 크게 성장한 것이 제일 뿌듯한 일로 기억된다. 개발자와 디자이너에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획서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개발적인 측면과 UI/UX 적인 부분을 고려하며 기획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Adobe Xd의 사용이다. 지난 글에서도 작성했지만 적절한 도구의 사용은 업무의 효율을 높여주는데 큰 기여를 하고 그 중 가장 큰 기여를 한게 Adobe Xd로 기억한다.
https://brunch.co.kr/@pmeline/3
그리고 Back Data에서 다룰 내용을 기획하고 Front 화면 기획 및 하나의 App in App Product이 완성되어가는 Flow를 모두 경험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기획자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욕심이 앞서서 큰 서비스를 한번에 다 만들어내려고 했다면 지금은 시기마다 프로젝트를 나눠서 점차적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지금 업무 환경에 잘 맞는 것 같다.
회사 자체로 보면 투자를 받아서 4배 큰 공간으로 확장 이사를 하고 인원은 2배가 늘어서 업무 환경과 문화에 대해 좀 더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았다. 다행히 기존 인원들이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데 적극적이었고 인원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자잘하게 신경써야할 행정적인 부분은 내 업무 경력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추가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KPI가 목표한 바대로 나와주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것이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와줘서 기쁘다.
개인적으로 세운 목표 이외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이루고 경험한 걸 되돌아 보면, 원래 전공을 살려 공부하던 맨체스터 대학 온라인 이집트학 과정 1년차를 수료하고 2년차를 시작한게 제일 컸던 것 같다. 힘들게 수료했고 다시 힘들게 시작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포기하려다 기왕 시작한거 끝까지 해보자란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다. 꿈꿔왔던 걸 막상 시작하니 이렇게 힘들수가 없다.
그리고 올해 유난히 결혼식이 많아서 결혼 언제하냐는 소리를 엄청나게 들었고(잔소리경험) 해외여행 포기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본 도쿄로 여행가서 맛있는거 많이 먹고 쇼핑도 많이 하고 돌아다녔던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정말 예상하지 못했지만 어쩌다보니 이룬(?) 브런치 입성은 새로운 기회란 생각이 들어서 놀랍기도 하고 압박감이 느껴지는 경험인 것 같다.
한 해를 되돌아 봤을 때 뭔가 해낸게 있는걸 알게 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2018년을 되돌아보니 한 것이 없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걸 경험하고 해내가며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물론 목표를 세우고 이룬게 아니기 때문에 성취감이 크진 않지만 이렇게 한 해를 되돌아 봤을 때 뭔가 해낸게 있는걸 알게 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세우는 것보단 한 해를 되돌아 봤을 때, "아 내가 이렇게 한 해를 거뜬히 보내왔구나."라고 느끼는게 자존감에 더 도움이 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2019년에도 목표를 크게 세울것 같지는 않다. 다만 내년도 올해처럼 되돌아 봤을 때 잘 보내왔다는 생각이 든 1년이 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