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수업에서 만난 세대 차이

수업 후 고위공무원 퇴직자이신 분의 이야기에 깜놀


타로 카드를 펼치면 때로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진실이 드러나곤 합니다. 오늘 수업에서 만난 한 수강생의 이야기는 단순한 가족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직면한 세대 간 갈등의 축소판을 보는 듯했습니다.


카드를 놓는 테이블 위로 흘러나온 이야기. "선생님, 자식이 서울로 간다거나 유학을 간다고 하면 지원금을 전부 중단해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서울로 취업하고 유학 가서 안 돌아오면 내 자식이 아닙니다. 남보다 못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카페안의 공기가 무거워졌습니다. 타로 카드를 읽으며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온 저로서도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을까요? 글로벌화된 세상에서 젊은 세대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길 원합니다. 더 나은 기회, 더 다양한 경험, 더 폭넓은 시야를 갈망합니다. 그러나 부모 세대는 어떨까요? 자식이 곁에 있어 함께 삶을 나누길 원합니다. 가족의 의미를 물리적 거리로 측정하며, 떨어져 있다는 것을 '버림'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수강생은 자신의 관점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요즘 세대 차이의 원인은 부모의 피를 빨아서 성공하여 혼자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자식과, 자식과 함께 뒹굴며 살고 싶은 부모와의 생각 차이예요."


강렬한 표현이지만, 어쩌면 그 안에는 깊은 상처와 두려움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식이 멀리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 혹은 자신의 노년을 홀로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 강한 표현의 바탕에 있는 건 아닐까요?


타로 카드 중 '탑(The Tower)' 카드는 갑작스러운 변화와 붕괴를 상징합니다. 그것은 두렵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때로는 필요한 변화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가족 구조와 관계 역시 이 '탑'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전통적인 한국 가족 개념은 물리적 공간을 함께하는 것에 큰 가치를 두었습니다. 3대가 한 지붕 아래 살던 시대에서, 자식이 결혼해도 같은 동네나 근처에 살기를 바라는 시대로, 그리고 이제는 자식이 세계 어디에 있든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대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물리적 변화에 정서적 적응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자식에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라고 말하면서도, 떠나는 순간 "내 자식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모순적인 태도는 어쩌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수강생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타로 카드의 '정의(Justice)' 카드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카드는 균형과 공정함을 상징합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균형 잡힌 관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물리적 거리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일까요? 서울에 사는 자식이 부모를 더 자주 찾아뵙고 소통한다면, 해외에 살지만 마음으로 멀어진 자식보다 더 가까운 것 아닐까요?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세상으로 날아갈 준비를 하는 독립된 개체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그 날갯짓을 도와주는 것이지, 자신의 둥지에만 머물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닐 테지요.


동시에 자식 역시 부모의 희생과 지원을 당연하게 여기며 "성공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단절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의 연결을 유지하고, 부모의 노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로 카드 중 '연인들(The Lovers)' 카드는 단순한 연애 관계가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의 선택과 조화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동시에 그 선택이 다른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합니다.


어쩌면 세대 간 갈등의 해결책은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하는 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모는 자식의 독립과 성장을 인정하고 지지하며, 자식은 부모의 감정과 노년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서로에게 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가족의 의미를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가?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는 연결의 방식은 무엇인가?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날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저는 오래전에 읽었던 시 한 구절을 떠올렸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가족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며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같은 방향—더 나은 삶, 더 행복한 미래—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 여정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


타로 카드가 보여주는 인생의 여정에서, 가족은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관계이자 평생의 숙제입니다. 그 관계 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찾아가는 과정이 우리 모두에게 더 많은 지혜와 성숙함을 가져다주길 바랍니다.


오늘의 타로 수업은 끝났지만, 이 질문들은 우리 마음속에서 계속 울려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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