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치매노인들의 현실을 알고 싶기도 했고, 제2의 인생에 대한 계획도 함께였다. 평생 펜만을 가지고 살아온 내가(우리 아이들의 기저귀도 제대로 갈아보지 않음) 요양원에 계시는 노인들의 기저귀를 가는 일은 인생 최고의 모험이었다. 난 오늘부터 내가 온 몸으로 겪었던 치매노인들의 현재를 글로 남기고자 한다.
매일 여섯 그들은 강제 압송을 당한다
아무리 긴 잠을 자도 소용없다. 그들에겐 더 자고 싶어도 결정권이 없는 것이다. 일어나면 체온을 재고 6시가 되면 기저귀를 갈고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강제 압송된다. 치매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유린되는 노인 인권의 현장이다.
김할머니(가명)는 매일 아침 식사 시간이 되면 눈물을 흘리신다. 쌀로 만들어진 주식과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묽은 색깔의 물, 그 또한 강제로 주입을 받으시면서. 멍한 눈길로 바라보는 눈,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것일까. 그녀의 입은 움직이지 않는다. 가끔 엄마를 부르신다.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신다. "엄마... 엄마...." 그녀의 목소리는 처량하다 못해 애절하다. 정말 엄마가 보고 싶으신 것일까, 아님 어릴 때의 시간으로 돌아가신 것일까.
박할아버지(가명)는 젊었을 때 의사셨다고 한다.
가끔 정신이 돌아오실 때면 자신의 현재 모습을 보시고는 깊이 고개를 숙이신다.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한숨 섞인 그 말씀이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한평생 남을 치료하던 손으로 이제는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그분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 같다.
오늘도 시작된 하루.
시간은 우는 노인과 상관없이 갈 것이고, 엄마를 찾는 노인은 엄마와 만나는 시간이 하루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잠들겠지. 밥을 주입받고, 엄마를 부르고, 그리고 대변과 소변을 의식 없이 싸고, 그리고 소리 지르며... 잠깐 정신이 돌아오면 고개를 숙이겠지. 본인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지켜보며, 나는 매일 가슴 한 켠이 무거워진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우리 사회가 이분들의 존엄성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지켜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인생의 시간들.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당신이 믿고 부모를 맡긴 그곳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당신 부모의 모습을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 모두가 이분들의 마지막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존엄하게 만들어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새벽 6시가 되면 휠체어로 강제 압송되겠지만, 오늘도 나는 이분들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작은 위로라도 되고자 한다. 그것이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일이라고 믿는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인생의 시간들.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당신이 믿고 부모를 맡긴 그곳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당신 부모의 모습을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 모두가 이분들의 마지막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귀하게 만들어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새벽 6시가 되면 휠체어로 강제 압송되겠지만, 오늘도 나는 이분들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작은 위로라도 되고자 한다. 그것이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일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