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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말을 알아듣는 거니?

159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축복이는 빠르게 자라고 있다. 하루하루 새로운 기능을 습득하는 게 느껴지는데, 이제 30대에 들어서서 머리가 굳어가는 엄마로서는 그 능력이 부러울 따름이다.


손만 가지고 놀더니 일주일 전부터는 발을 가지고 논다. 양발 발등을 포개기도 하고 발바닥 박수를 치기도 하고. 발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리고 오늘은 말을 알아듣는 것 같은 일이 있었다.


촉각적 자극을 유도하는 그림책을 읽어주다 이렇게 말했다.


축복아, 여기를 만져봐.
토끼 등의 보들보들한 털을 만져보게 했다.

그랬더니 축복이가 손을 뻗어 토끼 등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손등을 대어 만지길래, 이렇게 말했다.

손등으로 만지지 말고
손을 뒤집어서 만져봐.


그랬더니 서투른 동작으로 손바닥을 뒤집더니 손바닥 쪽으로 저 부분을 만지는 거다! 물론 정교한 손놀림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내가 말하는 대로 행동했다!


궁금한 마음에 아기가 언제부터 말을 이해하는지 찾아보았다.


0~3개월: 부모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억양과 리듬을 구별합니다.

4~6개월: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고, 자주 듣는 단어(예: "엄마", "아빠")를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6~9개월: "안돼", "빠이빠이" 같은 간단한 말을 이해하고, 손짓과 표정을 통해 의사소통하려 합니다.

9~12개월: 간단한 지시(예: "이거 줘")를 이해하고 따를 수 있습니다.

12개월 이후: 단어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며, 점차 단어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아기마다 발달 속도가 다르지만, 보통 생후 6개월부터 단어를 인식하고, 9~12개월 사이에 의미를 이해하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이대로라면 5개월 우리 축복이도 부분적으로는 나의 말을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막연히 아기가 두세 살 정도부터 말을 이해하는 줄 알았다. 그래도 정서적인 것은 지금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해서 늘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기의 언어발달 속도는 빠른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사용하는 언어도 직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언어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교직에 있으면서 아이와 부모가 얼마나 닮았는지 너무나 많이 체감했다.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 아무리 어떠한 지향점이 있더라도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그곳에는 도달하지 못할 확률이 크다.


그래서 아기가 커가는 게 신기하고 좋지만, 아기가 나의 모습을 그대로 흡수한다는 걸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워진다.


우리 축복이, 어떤 아이로 자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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