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일차 아기 육아일기
아기 재우는 일은 여전히 힘들다. 5개월 축복이는 요새 한 시 넘어서 자는 일이 많아졌고, 나는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직감했다.
그래서 내가 오늘 일어나자마자 한 것.
아침잠 자는 축복이 깨우기
축복이가 너무 늦게 자니 자연스레 늦게 일어날 수밖에 없고 결국 늦게 잠드는 것 같았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
여느 때와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7시 반부터 축복이를 재우기 시작했다. 원래는 7시부터 하려고 했는데 새로 산 옷을 입혀 보면 패션쇼를 한 후 목욕을 시키느라 좀 늦어졌다. (옷 좋아하는 나에게 아기옷 예쁘게 입히는 것도 하나의 큰 재미가 될 것 같다.)
축복이는 잘듯 하면서도 자지 않았다. 10시 30분쯤 겨우 어떻게 잠들었는데 금방 깨서 울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져 배가 고플까 해서 수우를 했더니 바로 먹다 잠들어버렸다. 하. 내가 아기에게 속은 건가. 아침 일찍 깨웠어도 결국엔 자는 시간은 비슷하다.
젖물잠을 고치려고 노력한 지도 거의 한 달이 돼가고 있다. 아직도 축복이는 자다가 깨면 젖을 찾는다. 잠에 들 때는 이제는 좀 덜 찾는데, 자다가 깨면 젖을 빨지 않으면 자꾸 깬다. 젖을 빨아야 마음이 편해지는 모양이다.
오늘도 젖을 안 물리고 재우려고 귀가 찢어지는 것 같은 울음소리를 견뎌냈으나 결국 의도치 않게 젖물잠을 하게 되었다. 젖물잠, 쪽쪽이 없이 재우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다.
어찌어찌 육퇴를 하고 거실에 나오니 옛날 과자가 보였다. 친정엄마가 본인이 드시겠다고 사놓은 과잔데 나는 요새 누가 저런 걸 먹냐고 했던 과자였다.
재우느라 진을 다 빼고 나니 저 과자조차 맛있어 보였다. 조금만 먹어야지 했는데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주말에 에그타르트가 먹고 싶어서 집에서 직접 에그타르트를 구웠다. 그러나 살 안 찌게 만들겠다고 밀가루 대신 아몬드 가루를 쓰고, 설탕을 4분의 1로 줄이니 맛이 없었다. 그래서 자꾸 에그타르트 생각이 났다. 내가 원하는 그 맛을 가진 에그타르트를 양껏 먹고 싶다! 그래서 배달주문을 했다.
나는 평소에 먹을 것에 집착하는 타입이 아니다. 사실 먹을 것에 관심이 없는 스타일이다. 그나마 빵을 좋아하는 정도다. 그런데 집에서 하루종일 아기를 보고 있으니 당이 딸린다. 이런 달콤한 빵을 먹는 게 나의 낙이 되었다.
임신 전 몸무게까지 아직 7kg나 더 빼야 한다. 디저트 먹는 게 습관이 되진 않게 해야지.
그런데...
에잇
돈도 버렸고 살만 찌겠네.
곧 딱 그 맛을 찾아야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