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일 차 아기 육아일기
네가 자기 싫다면 난 내 할 일을 할게.
어젯밤엔 축복이가 지나치게 신났다. 어찌나 안 자는지 언제까지 안 자는지 보려고 매트 위에 뒀다. 아니 글쎄, 아기체육관 모빌을 보며 터미타임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한껏 신나 하는 게 아닌가! 막 12시가 될 무렵이었다.
아기가 지치기를 기다리며 에그타르트를 구웠다. 그런데 다 구워 먹을 때까지도 안 잤으니 말 다했지 뭐. 축복이가 잠든 시각은 12시 40분. 일어난 시각은 7시. 이건 뭐 0세 스케줄이 아니라 거의 고등학생 스케줄이다.
고단하지도 않니, 우리 딸?
그렇게 늦게 자고는 축복이는 새벽같이 일어났다. 7시 기상. 나는 두드려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축복이에게 맞춰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똑같은 아침이 또 시작되었다. 일어나자마자 엉덩이 씻기고 기저귀 갈고 아침 세수시켜 주고...
요즘 축복이는 일어난 지 두 시간 정도가 되면 낮잠을 잔다. 그런데 오늘은 오전 열 시 반이 되도록, 즉 깬 지 3시간 반이 지나도록 안 자고 칭얼댔다. 이런 날이 가끔 있는데 나로서는 쉬는 시간이 미뤄지는 거라 체력이 빠르게 고갈된다.
그렇게 힘들게 재워놨더니 7분 만에 깨서는 운다. 그러면 또다시 두 시간 후를 기약해야 한다.
중간에 다시 자는 건 한 번도 못 봤다.
요즘도 재울 때는 아기띠를 하고 안아서 재운다. 재우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10분에서 30분 정도다. 이걸 낮잠 시간마다 하루에 세네 번 하고 밤잠 재우기는 훨씬 더 오래 걸린다. 그러니 시간이 갈수록 승모근 쪽 어깨가 아파지는 건 당연한 셈.
욱신거리는 어깨를 애써 무시하며 목소리 높여 축복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기저귀를 또 갈고 옷을 입히고. 그리고 다시 졸려하면 낮잠을 재운다. 과연 얼마나 잘 것인가! 이번에는 10분만 자고 울었다.
그다음엔 20분. 조금 길어졌다고 좋아해야 하는 걸까.
오늘 잔 낮잠 시간.
7분, 10분, 20분.
아기가 어디 아픈 걸까.
무엇 때문에 이러는 걸까.
아기 옆에서 책을 읽어주면서 졸고 있는 엄마는 잠깐이라도 자고 싶을 뿐이다. 잠이 필요해...
* 그래도 낮잠을 많이 안 잔 덕분에 밤잠은 좀 수월하게 재울 수 있었다. 중간에 깨지도, 수유도 않고 아침까지 '통잠'을 잤다.
낮에도 잘 자고 밤에는 통잠 자는 것까지 바라면 너무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