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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 동기와 퇴소 후 처음 만났어요!

192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온라인 친구 같은 느낌이던 조리원 동기와 드디어 만났다!


나는 친한 조리원 동기가 딱 한 명 있다. 조리원 퇴소 후에 꾸준히 연락하며 정보와 육아의 희로애락을 공유했다.


만나자, 만나자 했는데 그동안은 날씨도 춥고 아기들도 어려서 만날 엄두가 안 나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날이 풀리며 각자의 나들이가 시작되면서 우리끼리도 만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서울 식물원을 갈까 했는데 하필 만나기로 한 날 비가 오면서 급하게 약속 장소를 변경했다. 동물을 볼 수 있는 키즈 카페로 결정.




언니가 나와 축복이를 픽업해 주어 언니네 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런데 출발하자마자 축복이는 울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코엑스 베이비페어 다녀올 때 축복이가 차 안에서 너무 울어서 나도 같이 운 게 불과 이틀 전이었다. 다시금 그때 생각이 나면서 아찔했다.


반면 차의 주인집 아들인 딴딴이는 축복이가 울든 말든 상관없이 옆자리 카시트에서 곤히 잘 잤다. 놀라운 건 원래 딴딴이는 차만 타면 엄청나게 울어재끼는 아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언니와 언니 남편은 우리 축복이가 울든 말든 별로 개의치 않았다. 둘이 그렇게 평온하자 나도 덩달아 축복의 울음소리에 덜 호들갑 떨 수밖에 없었다. 아기의 같은 행동에 대처하는 방식이 부모마다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또 깨달았다.



키즈 카페는 생각보다 넓었고 동물도 많았다. 연휴인데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아주 쾌적했고 모유 수유를 하는 내게 필수인 수유실도 있었다.


축복이는 오자마자 맘마를 먹고 아기띠에 안겨 자다가 동물들을 구경했다. 그런데 축복이는 아직 잘 앉지를 못해서 구경하는 자세가 좀 불편했다. 어항 속 물고기를 보여줘도 관심 있게 보기보다는 내 얼굴에 더 관심을 가졌다.


엄청나게 큰 미국 닭도 있었다. 내가 보기엔 징그럽기도 하고 신기했는데 축복이가 그렇게까지 재밌어 한진 잘 모르겠다. 차라리 집에 있는 타이니모빌을 훨씬 좋아하는 거 같다.


아니, 이럴 거면 굳이 이런 데 올 필요가 없잖아!


아가들의 투샷♡

딴딴이도 구경하다가 깨다 하면서 나름대로 키즈 카페를 즐겼다. 귀요미들이 아직 너무 어려서 서로 있든 말든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게 웃기다. 아직 서로 상호작용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어른들이나 신나게 수다를 떤 것 같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나는 수유를 하고 식사를 할까, 아니면 식당에 가서 수유를 할까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후자로 결정.


식당에 도착하고 수유실을 찾는데 같은 건물이 아니었다. 결국 원래 있던 키즈카페 건물로 다시 가서 모유수유를 했다. 낯선 곳에 가서 수유실을 찾아 수유하는 일련의 행동이 굉장히 번거로웠다.


언니가 같이 가줬으니 망정이지, 혼자서는 정말 진땀 뺐을 거 같다. 수유를 마치고 나니 현기증이 났다. 배고프고 너무 지쳤다.


이래서 외출하면 모유 수유가 참 힘들다. 얼마나 먹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텀 잡기도 쉽지 않고 어쨌든간 아기가 배고파하면 줘야 하기 때문에 24시간 상시 대기 모드다. 언니는 분유 수유 중이라 이러한 단점들이 더욱더 부각되어 느껴졌다. 언니네는 몇 시가 수유 시각일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어떤 행동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반면 나는 그런 게 없었다.

그래서 우리 축복이만 너무 정해진 텀 없이 키우고 있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딴딴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자는 동안 언니는 밥을 먹었다. 축복이는 유모차에 누워 엄마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찡얼댔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그냥 먹었다.


다행히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는 축복이는 조용했다. 정확히는 잠이 든 것이다. 집에 오니. 녹초가 되었다. 가서 별 것 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들까. 언니네를 오랜만에 만나서 참 좋았는데 힘든 건 힘든 거다.


아기를 데리고 어딘가를 간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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