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일 차 아기 육아일기
0세가 어린이날이랑 관련이 있을까?
어린이의 나이 기준이 만 13세 미만이기 때문에 0세 아기도 어린이날의 주인공이란다.
우리 아기의 첫 어린이날 무엇을 해주면 좋을까?
생애 첫 어린이날인데 집에만 있기도 축복이에게 미안했다. 그렇다고 야외에 나가자니 하필 비가 왔다. 그렇다면 실내로 가야 하는데... 아쿠아리움 같은 구경거리를 보기엔 아직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6개월 아기에겐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간단하게 쇼핑몰을 둘러보다가 밥이나 먹고 어린이날 선물을 사기로 했다.
집에서 가까운 용산아이파크몰로 출발!
지난 5월 1일, 코엑스 베이비페어에 갔다가 주차로 애먹었던 우리는 많은 인파를 견딜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그래서인지 어린이날 당일인데도 많이 막히지도 않았다. 용산아이파크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11시께였다. 쇼핑몰이 10시 반에 연다는 걸 생각하면 굉장히 빨리 온 편이었다.
주차 후 유모차에 축복이를 태워 이것저것을 구경했다. 때마침 마주친 티니핑!
네가 말로만 듣던 티니핑이냐!
티니핑은 요새 유명한 캐릭터인가 본데 티니핑 장난감은 끝없이 추가 버전이 나오고 장난감별로 호환도 안돼 부모들 사이에서 '파산핑'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나는 티니핑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기에 축복이가 숫제 티니핑을 보지도 않았으면 했다.
하지만 남편 생각은 달랐다. 첫 어린이날이니 귀여운 티니핑 인형 하나 사주고 싶다는 거다. 티니핑의 악명에 비해 인형은 비싸지는 않았다. 하지만 첫발 들이는 게 무섭다고, 나는 극구 반대했다.
결국 내 말에 수긍해 준 남편 덕에 극적 타협을 하고 우리는 티니핑 매장을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휴, 다행이다!
그다음 코스는 라멘집이었다. 신혼 가구를 모두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구매했기에 아이파크몰은 우리에게 친숙한 장소다. 그런데도 이 라멘집은 처음이었다. 분위기 있는 집은 아니어서 아마 데이트 때는 넘겨서 몰랐나 보다.
별 기대하지 않았지만 너무 맛있었다! 면발이 쫀득하고 간이 입에 딱 맞았다.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이치란 라멘 팝업스토어가 용산 아이파크몰에 왔을 때도 꽤 맛있게 먹었는데 그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더 감동이었던 건 우리가 먹는 내내 축복이가 유모차 안에서 꿀잠을 잤다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교대로 먹지 않아도 되었다. 옆에 유모차가 있다는 것만 빼면 데이트를 하는 것 같았다.
꿀잠 자는 축복이 덕분에 우리는 2차로 디저트도 먹을 수 있었다. CGV에서 내가 좋아하는 팝콘도 오랜만에 먹고, 남편이 용산에만 오면 먹는 아이스크림도 두 개나 먹었다. (남편의 최애인 백미당은 없어진 모양이다.)
2시가 넘으니 사람들이 다 어디서 나왔는지 갑자기 북적였다. 줄지어 이동해야 하는 만큼 사람이 많았다. 그런 인파를 당해낼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아서 우리는 떠나기로 했다. 서둘러 주차장으로 향했다.
문제는, 우리가 주차한 주차장이 별 주차장인지, 달 주차장인지, 해 주차장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거다. 그래서 새 주차장을 다가 본 후에야 우리의 차를 찾을 수 있었다. 인파 속에 30분 정도만 있었는데도 기가 쪽 빨리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어린이날 눈치 싸움 성공이다!
아, 아기 선물 사러 나가서 뭘 사 왔냐고? 숲이 나가느라고 아기 양말을 안 신기는 바람에 급한 대로 압수바에서 아기 양말을 7000원 주고 한 켤레 구매했다.
엄마 아빠만 신나게 놀고먹은 것 같아서 미안한 첫 어린이날. 그래서 어린이날 선물로 제대로 된 식탁 의자를 싸이벡스 레모 하이체어로 사주려고 한다.
어린이 축복이 덕분에
어른도 잘 즐긴 어린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