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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은 위험해요: 당근 옷의 뜻밖의 장점

198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여름이 다가온다. 여름옷을 한 차례 다섯 여벌을 샀는데 땀도 많이 흘리고 이유식도 먹느라 옷이 더 필요했다.


쿠팡으로 당장 내일부터 입을 옷을 주문해 보자. 아가방 브랜드에서 싸게 나온 제품이 있었다. 이월상품이라 저렴한 것 같았다. 디자인은 그리 맘에 들지 않았지만 어차피 집에서 막 입힐 내복이니까, 생각하며 누른 결제 버튼.



옷은 다음 날 바로 로켓처럼 도착했고 목욕하기 전 옷을 입혀봤다. 아무래도 새 옷은 먼지가 묻어 있을 수 있어서 늘 새 옷을 사서 시착할 땐 목욕 시간 전에 입혀보고 몸을 깨끗하게 씻기고 있다.

솔직히 옷은 화면에서 본 대로 그냥 그랬지만 축복이가 새 옷을 입고 뒹굴거리길래 편한가 보다 싶어 그냥 놔뒀다. 평소라면 바로 벗기고 목욕에 들어갔을 텐데 오늘은 갑자기 늦장을 부리면서 축복이의 사진을 찍어주며 놀았다.


어디 이제 목욕을 해볼까?


갑자기 축복이 눈과 이마에 오돌토돌한 반점이 올라왔다. 신기한 건 내 이마에도 뭔가가 낫고 가려웠다는 거다. 황급히 내복을 벗기고 씻겼다. 축복이가 누워있던 이불도 전부 빨았다.



뒤늦게 알아보니 새 옷에는 유해한 화학물질이 많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단다. 새 옷을 더러울까 늘 빨아 입었지만 화학물질이 묻어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다.


봄에 당근으로 옷을 사는 것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늘 조용하던 내 브런치 글에 많은 댓글이 달리며, 많은 분들이 당근에서 옷 사는 걸 추천해 주셨다.


아기 옷 당근하면 안 돼요?


그중에 한 분은 면화 재배에 제초제와 살충제가 많이 쓰이기에 충분히 세탁한 중고 옷이 낫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런 일을 몸소 겪고 보니 그 말이 와닿았다.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진심으로 느끼게 되나 보다.




새 옷은 무조건 세탁 후에 입어요

살면서 지금껏 수많은 옷을 샀지만 새 옷 때문에 알레르기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알레르기가 일어날 확률은 높진 않다는 건. 그래도 새 옷에 남아 있는 화학 성분들이 몸 곳곳에 묻는다는 것은 꽤나 무서운 일이다. 특히나 0세 아기에게 반응이 일어난다는 건 더 그렇다.


이 기회에 그 점에 대해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새 옷 사면 기분 좋다고 들뜨기보다는 우선 세탁을 하고 입어야겠다. 그것도 충분히 헹구고 단독 세탁으로! 무지한 엄마 때문에 축복이의 뽀송뽀송한 하얀 얼굴이 울긋불긋해진 게 너무 속상하다.


앞으로는 열심히 세탁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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