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 차 아기 육아일기
벌써 200일.
지난 100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기가 태어난 지 30일 차에도, 50일 차에도, 그리고 100일 차에도 의상과 스튜디오 세트를 빌려 집에서 사진을 찍어줬지만 200일만큼은 그냥 넘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때 마침 조리원 동기언니가 디즈니 미니마우스 아기 옷을 선물로 주어, 그 옷을 입고 200일을 기념하기로 했다.
새 옷을 입고 신이 나서 다리를 위아래로 털썩 털썩 올렸다 내렸다 하고, 개구리 다리로 접었다 폈다 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사진 촬영 때 같이 있던 친정 아빠도 이 사랑스러운 모습에 버티시지 못하고(?) 한껏 안아주셨다.
잊지 못할 행복한 순간이다.
누워서만 찍는 게 아쉬워서, 옛날부터 구해놓은 범보 의자에도 축복이를 앉혀보았다. 에시앙 범보 의자는 엉덩이 쪽이 깊어서 그런지 앉으면 늘 불편한 기색이다. 의자에 앉아서도 자꾸 쓰러지려고 하는 통에 앉아서는 예쁜 사진을 건지지 못했다.
아직은 200일이라 잘 앉지 못한다. 걱정되면서도 잘 앉을 날이 기대된다.
백일 때와 200일 때 축복이는 다른 사람이다. 사진만 훑어봐도 너무 다르다. 얼굴도 더 예뻐졌고 말도 이해하고, 방긋방긋 웃는 게 제법 사람다워졌다.
아기가 자라나는 걸 보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막연히 알았지만 이제는 마음 깊이 알겠다. 건강하고 밝게 자라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