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일 차 아기 육아일기
어,
여기 이 하얀 점 뭐지?
아래 잇몸에 하얀 점 두 개가 빼꼼히 드러났다. 축복이 또래 다른 아기들은 이미 이가 나서 웃을 때마다 귀여운 이가 드러나길래, 나는 내심 부러우면서도 그런 날이 최대한 늦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축복이에게 올 것이 온 것이다.
사실 이 시기 첫 이면 빠른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느린 편도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이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래도 내가 웬만하면 그 시기가 늦었으면 하고 바라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축복이는 아직 '젖물잠'을 끊지 못하고 있다. 세상 순한 아기를 키우는 어떤 엄마는 젖물잠이라는 말조차 들어본 적이 없어서 무슨 뜻이냐는데, 부럽다. 나는 오랜 기간 시달리고 있는 문제니까.
축복이는 젖을 물고 잔다. 모유를 먹다가 따뜻하고 편안한 엄마 품에서 잠드는 것이 습관이 되어 이제는 반대로 졸리면 모유를 찾게 된 것이다.
젖물잠은 내가 소아과에서 혼나는 단골 메뉴다. 젖물잠을 하면 수유텀을 잡기도 쉽지 않고, 그러면 이유식도 잘 먹지 않게 될 수 있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밤중에 배고파져 밤중 수유를 끊지 못하게 된다. 밤중 수유를 끊지 못하면 푹 자지 못할 확률이 높고, 이는 성장 면에서 손해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치아우식증'이 생긴단다. 쉽게 말해 이가 썩는 것이다. 아무리 유치여도 이가 한번 썩기 시작하면 영구치가 났을 때도 썩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이가 늦게 났으면 했다.
지금 와서 젖물잠을 끊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끊으려고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젖물잠을 끊기보다는 차라리 단유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젖을 물고 잠들면 이후엔 양치를 할 수가 없는데 치아 우식이 걱정된다. 그러니 차라리 이가 늦게 나오기를 바라 할 수밖에.
앙증맞게 난 귀여운 이지만 엄마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엄마는 정말 걱정할 거리가 오조오억 개다.
그래도 우리 딸,
첫니 난 거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