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아기 육아일기(408일 차)
채채, 짐보리 첫 수업을 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업이었지만 10분 정도 늦어버렸다. 채채의 낮잠시간은 주로 12시. 모유를 끊은 탓인지 요즘은 부쩍 잠이 늘어 1시간 이상 잔다. 1시 넘어서까지 잔 후 점심을 먹고 출발하면 2시 수업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앞으로도 이럴 텐데 고민스럽다.
헐레벌떡 들어간 수업이었지만 다행히 내가 꼴찌는 아니었다. 더 늦은 엄마들이 5분 후, 15분 후에도 들어왔다. 역시 한 살 난 아기를 데리고 어딘가에 정확한 시간을 맞춰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기가 더 커도 그럴까? 그때는 또 그때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짐보리 활동 교실 안에는 다양한 기구들이 있었다. 채채의 대근육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짐보리에 등록한 만큼, 채채가 많이 움직여줬으면 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달랐다. 채채는 나에게 딱 붙어 어쩔 줄 몰라했다. 또래 친구들은 구름다리도 올라가고 신기하게 생긴 공도 건드려보는데, 채채는 내 옆에 딱 붙어 그저 문만 바라보며 아빠가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했다.
결국 당황한 나는 아빠와 선수교체를 했다. 짐보리 수업에는 보호자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빠가 교실에 들어오니 조금 달라지나 했지만 역시나 채채는 소리를 지르고 불안해 보였다. 채채에게는 아직 낯선 것 같았다. 체험수업 때도 느낀 거지만 이런 데를 너무 안 오고 집에서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렇게 35분 정도가 지나고, 마지막 5분이 남았을 때 채채는 정리활동에서 하는 비눗방울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눈이 반짝이고 비눗방울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정리체조 때는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되면 칼같이 교실에서 나가야 했다. 못내 아쉬웠다. 이제 우리 채채 몸 풀렸는데!
준비하고 늦게 간 것도 아쉬워서 한 시간 후 자유놀이 시간을 기다리려 했지만, 하필 오늘은 자유놀이 정원이 마감되었단다. 근처 롯데백화점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 뒤, 아쉬움을 뒤로한 채로 집에 올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첫 수업이지만...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안다. 하지만 우리 채채가 아직은 낯선 환경을 무서워해서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는 엄마 맘이 마냥 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업 후반부에 잘 적응한 것처럼 점점 수업시간에 적응해서 크게 크게 움직이고 탐색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이 드니 아기가 한 살인데도 조급해진다.
'저 아기는 저기도 기어가는데.'
'저 아기는 우리 아기랑 똑같은 개월인데 걸어 다니네.'
이 얼마나 나쁜 마음인가. 우리 채채는 채채의 속도대로, 최선을 다해 잘 자랄 것이다. 그걸 믿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