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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석방위대 페미피씨

사랑하는 우리 준스가 혹여나 사라질까 두려워

by 박세환

누차 반복하는 말이지만 정치 리더는 애써 자기가 '싸움'을 잘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저 싸움을 잘하는 이를 수하에 두면 되는 것이다. 지도자는, 차라리 자기 자신은 싸움을 못하더라도 바보같이 허허 웃으며 주변 사람들 등들 토닥거려 주는 그런 사람이어야 한다. 유비처 말이다. 그것이 이젠 나의 정치관이다.


사방팔방으로 칼을 휘두르며 매번 적의 피로 몸을 적시는 유형의 이들은, 한 때는 매우 선망하고 동경했을지라도 지금은 아니다. 그렇게 싸움만 잘하고 사람을 어루만지는 모성(母性)은 결여된 이들이 정치판에 등극할 경우 매서운 전공으로 한두 번은 좌중을 열광하게 만들지언정 가면 갈수록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그렇게 고립되다 결국 같은 편끼리 싸우면서 소멸한다. 최후에 그 칼끝이 아군에게로 향하는 것이다. 한때는 '전장의 이준석'을 동경하고 선망했지만 지금은 아닌 이유이다.

"XXX와 싸우다." "OOO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 이준석과 관련된 뉴스는 항상 이런 식이다. 너털웃음을 지으며 누군가와 오순도순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뉴스는 모래사장의 바늘 몇 점처럼 존재할 뿐이다. 예전에는 멋있었지만 이제는 좀 질린다. 토론하는 이준석이 뭐라 뭐라 멘트를 날렸다는 소식도 예전 같으면 X간지로 여겼겠지만 지금은 "얘는 아직도 '정치' 안 하고 싸움판만 찾아다니냐?"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정치세력으로써의 이준석은 누가 보아도 하락세이며, 자기 딴엔 대선에 출마하겠다는데 대통령은커녕 개혁신당 하나라도 잘 건사하길 바란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이준석이 없으면 도무지 살아갈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알아서 잊히고 소멸해갈 이준석인데도, 안된다 그럴 수 없다 우리 준스가는 정치판에 꼭 있어야 한다 아주 옘병 발작을 하며 세상으로 하여금 이준석을 다시 돌이키게 만들어주는 이들. 싸우다 보니 정들어 이젠 이준스가 없는 세상에선 도무지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이들. 바로 페미피씨들이다.

그런 그들이 '이준석 대선후보급으로 체급 올려주기' 프로젝트를 전방위로 발동하고 있다. 사랑하는 이준스가 혹여나 잊혀질라 고래고래 고성방가 엄동설한조차 잊게 만드는 저들의 뜨거운 열의와 눈물겨운 사랑을 보고 있노라면, 나라도 이준석을 찍어주어야 하는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biN9D-cY_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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