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 대감님들에게 가장 껄끄러운 앱스타인 명단

대감님들이 피하는 그 지점이 바로 가장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할 지점

by 박세환

지겹게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차피 이 세상에 100% 확실한 진리라는 건 영원히 알 수 없다. 실제로 부정선거가 자행되었을 수도 있고, 비행기는 간첩이 떨어뜨렸을 수도 있으며, 백신은 인류에게 666 베리칩을 집어넣으려는 일루미나티의 음모일 수도 있다. 공룡은 예수를 안 믿어서 전멸했고,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지금도 토성 근처를 유영하고 있을 수 있다. 그저 내가 정말 용서가 안 되는 건...




나 부정선거 폭로운동 할래요~ 했을 때, 이를 돈 권력으로 지원해 주는 대감님들이 있다.

윤어게인 합니다 하면 이를 지원해 주는 대감님들이 나온다.

반 동성애 반 LGBT운동하면 '당연히' 돈권력 싸들고 와서 지원해 준다는 대감님들 세고 널렸다.

중국 공산당 반대운동 한다 하면 대감들이 뒷지원을 5돈 덤프트럭으로 싸들고 온다.

좌파경제 반대 친자본 시장만세 운동한다 하면, 이슬람 이민자 반대운동 한다 하면... 이제 말 안 해도 알지??

... 그런데 왜 '페미니즘 비판'만 나오면, 왜 너네 기성세대 대감 놈들은 슬금슬금 눈치 보면서 뒤로 빠져?


부즈엉은 후원하고, 백신 음모론은 장려하며, 윤석열 찬양엔 생수통까지 매달며 앞장서던 그들은 왜 페미니즘 비판만 나오면 입을 닫고, 뒷걸음치고, 심지어 ‘너무 과격하다’라며 야단치는가? 너거 기성세대 대감 놈들 보기엔, 젊은 남성들의 페미니즘 비판 목소리가 윤어게인이나 부정선거 담론보다도 못해보이냐?


그건 아마도 '페미니즘'이 당신네 대감마님들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앱스타인 명단'이기 때문이겠지. 어디에도 말 못 할 약점. 도저히 직면하고 싶지 않은 정서적 급소. 그래서 일부러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바로 그 지점'을 더 세게 치고 싶어진다. 더 집요하게, 더 노골적으로 파고들고 싶어 진다. 대감님들한테 가장 불편한 그 주제, 슬그머니 회피하려는 당신들의 눈빛이 너무 괘씸해 앱스타인 명단처럼 일부러 더 파고드는 것이다.



‘부즈엉’? 안 할 거다. ‘윤어게인’? 당신이나 맘껏 하시라. ‘반중공’? 관심 없다.

일부러 페미니즘 계속 건들 것이다. 그게 '앱스타인 명단처럼' 당신들ㅡ기성 권력자들ㅡ을 가장 난처하게 만드니까. 그 지점이 당신들의 이중성과 위선을 가장 잘 들춰주니까!

여자들이 싫은 게 아니라 당신네 기성세대 대감님들이 싫은 것이다. 그러니 당신들이 끝끝내 껄끄러워지길 바란다.


추가로 백신 반대나 윤어게인, 부즈엉이니 뭐니 '대감님들한테 지원받는 정치활동'하면서 그게 마치 대중적 저항운동인 척하는 자들을 볼 때마다 욱욱 치밀어 오르곤 한다. ‘귀족 엘리트들’이 만들어놓은 정치적 올바름(PC)을 ‘민중의 언어’처럼 포장하는 힐러리 클린턴류의 쇼처럼 그 자체로 역하고 가증스럽다. 니들이 아무리 옘병 난동을 부려도 그것들은 너거 대감님들의 대본이지 우리 민중의 언어가 아니다.


'모든 대감님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나에게 그것은 대중운동이 아닌 것이다.




서구 대안우파들이 집요하게 ‘이슬람 이민자 반대’를 들고 나온 건, 그게 자기 나라 기성 권력자들을 가장 난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그 말에 침묵하는지, 누가 그 주제를 애써 피하고 싶어 하는지를 포착하고선 그 침묵을 앱스타인 명단처럼 폭로하고 조롱하길 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의 정서를 일부 공유한다. 내가 가장 간지러운 지점, 내가 가장 다가가고픈 지점은 대감님 여러분들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바로 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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