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리더들은 왜 같은 편의 병X짓을 못 본 척하는가

이 '내부자정 불가능'의 비극은 언제까지 반복될 것인가?

by 박세환

"아 그래서 그 병X짓 내가 했음?"

"알지도 못하면서 일부 이단만 가지고 우리 AA주의 사상을 평가하려 하지 마시고, 우리 원전 공부나 똑바로 하고 오시라고요."


정치, 사상 진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항변이다.


실제로 사상의 제도권 지도부가 '자칭' 지지자들의 모든 병맛 행보에 법적, 공식적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니다. 지도부가 직접 지령을 내리지 않은 이상, 원칙적으로는 ‘그건 개인의 일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누차 반복해 왔듯 특정 사상 진영 이미지 형성의 기준은 원전이 아니라 지지자들의 실천이라는 점에 있다. 곰팡이 낀 원전은 창고에서 썩어갈 뿐이고 대중은 사상의 교과서를 평가하지 않는다. 대중이 보는 건 그 사상을 따른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여부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자신들의 사상을 널리 전파하고 싶은 지도부라면, 이렇게 말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AA주의 사상 지지자라면서 여기저기 뭣 같은 짓거리들을 벌리고 다니는 이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러시면 안 됩니다. 이건 우리 사상의 이미지를 망치는 행위라고요!"

"당신들의 그런 막 나가는 모습들은 우리 AA주의 사상의 본질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반성들 하시기 바라며, 자신들의 실책을 도저히 인정하기 싫거들랑 어디 가서 우리 AA주의 사상을 따른다고 함부로 떠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AA주의 사상은 당신 같은 이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들 알 것이다. 저런 반응은 '실재' 정치사회 논의의장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판타지라는 걸 말이다. 왜 그럴까? 왜 AA주의 사상의 '리더들'은 AA주의 사상을 쓰레기같이 실천하는 극렬 지지자들의 망동들에 대해 '내부자정'을 시도하지 못하는 것일까?


스크린샷 2025-08-27 153442.jpg


왜냐하면

'그 병맛들'이 바로 지지율의 본진, 정치적 기반 그 잡채이기 때문이다. 제도권 AA주의자들이 지금의 자리를 만든 동력, 조직력, 물질적 후원, 전투력 전부가 바로 '그 병맛들'로부터 나온다. 사상의 이미지를 망치는 주체이자, 동시에 사상의 존립을 떠받치는 토대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과 선을 그으면 그 리더는 자기 뿌리를 스스로 잘라먹는 셈이 된다. 이러니 앞으로 활동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그 '극렬 지지층'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가장 실천을 병X같이 하는 사람들이 가장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이들이라는 불편한 진실.. 이는 모든 진영이 겪어왔고 또 애써 외면하고파 하는 내부자정 불능의 비극인 것이다.


l_2018081201001231300100662.jpg


어쩌면 인류 문명사 수 천년동안 반복되어 온 이 슬픈 도식을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도 정말 고민이 많다. 간혹 자유민주주의를 벗어난 강력한 권위주의 지도자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하는 다소 민감한? 생각도 들곤 하는데 이쪽 역시 오류와 오점 투성인지라..


+기독교, 사회주의, 페미니즘, 민주진보, 국민의힘, etc..



keyword
작가의 이전글푸틴의 진짜 무기는 탱크가 아니라 정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