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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18. 2020

'계시'에 대한 또 다른 해석

광인인가? 선지자인가?

"내가 위대하신 분의 계시를 받았노라!"
동서고금을 통틀어 드물지 않게 나오는 유형의 인간들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오는 사람들은 보통 자기만의 종교를 만들어 교주가 되곤 한다. 


정신병리적 접근에 의하면 이런 현상이 소위 말하는 '조증'의 일환이라고 한다.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이 어떤 위대한 존재와 연결돼있는 특별한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는 건데 간단하게 그거 병이라고ㅇㅇ

그런데 정말 단순히 '병'일뿐인 걸까? 혹시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저명한 소설 '개미'에는, 계시에 대한 전혀 다른 독특한 해석이 나온다.

일단의 학자들이 개미들의 의사소통을 연구하다 그들의 언어체계를 해독할 수 있게 된다. 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개미와 소통이 가능한 기계를 만들게 되고, 이를 이용하여 개미와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인간의 소리를 접한 개미들은 너무나 놀랍고 신기해한다.


문제는, 자질이 부족한 어린아이가 이 기계를 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발생한다. 아이는 이 기계를 이용해 개미들에게 자신을 '신'으로 소개하고 엉터리 계시를 전하게 된다. 


그러나 개미에게 있어선 상대방이 성인이건 박사이건 초등학생이건 초월적 존재인 것은 마찬가지이기에, 개미들 사회에는 이 엉터리 계시에 기반해 초등학생을 신으로 모시는 신흥종교가 탄생하게 된다. 


"위~대하고 고결하신 그분께서 말씀하셨노라! 아~ 사탕 마시쩡!" 

"이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는 이것이 동서고금을 너머 수시로 탄생하는 "계시 수령자"들에 대한 하나의 그럴싸 한 가설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분명히 인간보다는 우월한, 인간을 개미로 볼 만한 어떤 우월한 젤나가 같은 존재가 있고 이들이 '천사'라는 소통기술을 개발해 우리 인간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거지. 


문제는 그 '젤나가'집단 중에도 초등학생이, 유치원생이 있을 것이고 이들이 그 기술을 이용해 장난을 칠 때 발생한다. 종종 보면 분명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현대 이성으로 보면 그 내용이 너무 유치하고 참담한 그런 것들이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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