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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Nov 03. 2020

트럼프가 드러낸 자유시장사상의 기만성 2

기업이 하면 정당하고 정부가 하면 부당?

그들 딴엔 열심히 했으며,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했노라고 주장할지라도 어찌 되었건 그들은 ‘거대 주체들’의 마음을 사는 것에는 실패한 것이고 이를 ‘노오오오오력’ 부족으로 여겨 그들이 겪은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식이다. 


행패를 부리는 ‘거대 주체들(유통대기업 or 건물주)’을 미국이나 중국 정부와 같은 거대시장을 보유한 강대국 정부들로 전환해 보자. 

한국과 같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의해 사실상 강대국 거대시장으로부터 반 강제적 퇴거를 명령(?) 받은 군소국가들 역시 애초에 ‘노오오오오오오오력’을 하여 트럼프와 미 정부 수뇌들의 눈 밖에 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이게 바로 그 잘난 ‘자유 쟁이들’의 논리를 한 끗만 돌려 보면 나타나는 결과이다.


행패를 부리는 주체가 대기업이나 건물주이면 정당한 시장원리가 되고 행패의 주체가 특정 정부일 경우엔 부당한 시장 침해 행위가 되는가?



트럼프는 대기업 자본가였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그가 자본가로서 해 왔던 어떤 방식들을 고스란히 활용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자금력과 규모를 기반으로 거래 상대를 최대한 압박하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도출해 내는, 우리에게 ‘대기업의 횡포’로 익숙한 어떤 방식들을 말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자신이 자본가로서 일상적으로 해 오던 그 ‘횡포’들을 이제 ‘미국 정부’라는 이름으로 실행하였을 때, 시장 자유 쟁이들이 비로소 느끼게 되는 그 부당함은 일찍이 그대들이 시장원리라는 이름으로 눈감아주어 왔던 거대 경제주체들(대기업 내지 건물주 etc)의 횡포 속에 그간 군소 주체들이 수도 없이 흘려야 했던 던 피눈물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니 트럼프의 경제적 횡포가 심히 못 마땅한 ‘자유 쟁이’가 있다면, 그들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마음가짐은 그저 트럼프의 횡포에 대해 빼액질 해 대는 것이 아니라 그간 그들이 자랑하는 그 ‘정당한 시장원리’하에 군소 주체들이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흘려 왔는지를 이젠 겸허하게 되돌아보는 것이라 하겠다.  


+우파 자유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경제지와 일부 신문들의 트럼프에 대한 논조를 보고 있노라면 실로 웃기지도 않은데, 미국 경제가 좋을 땐 법인세 감세로 인한 투자활성화의 덕이라고 하고 나쁠 땐 트럼프식 시장개입의 폐단이라고 한다. 아, 이 얼마나 자의적인 해석인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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