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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an 28. 2021

신좌파는 마른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적대의 욕구가 논리적 일관성을 초월해선 안된다. 

오늘날 드러나고 있는 '진보'의 모순들, 68 혁명과 포스트모던 신좌파스러운 사고방식들의 한계점에 있어 68 혁명 이전 구좌파에겐 책임이 없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신좌파는 마른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결국 그거 다 구좌파에서 나왔다. 

68 혁명이란 것이 발생하고 나서, 딱 그 시점부터 신좌파 포스트모던이 등장한 건 아니다. 구좌파에서 서서히 신좌파로 이행된 것이며, 68 혁명은 그저 그 과정에 있었던 어떤 상징적인 사건이었을 뿐


말콤 X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면서도 이슬람 전향자였고 또한 (당연히) 흑인 인권운동가였다. 이렇게 어떤 하나의 일관된 논리체계가 아닌, 주류적이라 보이는 어떤 대상(국가권력, 백인, 기독교, 서구 문명, etc)에 반대할 수만 있다면 이 개념 저 개념 아무거나 막 가져다 쓰는 행태는 신좌파 포스트모던스러움의 극치인데 말콤 X가 68 혁명 이전 사람이었음을 고려해 볼 때 이는 무척 의미심장한 일이다.



주류적이라 보이는 어떤 대상에 반대할 수만 있다면, 어떤 뚜렷한 논리체계(마르크스 레닌주의)와 상관없이 이 개념 저 개념 마구 긁어와서 '스까'써먹는 행태가 68 혁명 이전부터 생겨나고 있었다는 의미니까. 사회주의, 흑인 주의, 이슬람. 그 어떤 논리적 상호 연관성도 없지만 그저 서구 백인국가에 반대할 수만 있다면 그냥 막 가져다 섞어 쓰는 것이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슬람을 옹호하는 현대 진보 특유의 알흠다운 행태의 기원이라 하겠다. '주류'에 반대한다는 다른 모든 정체성을 논리적 옳음에 상관없이 실드 치려 했다는 점에서 진영논리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행태는 왜 나왔을까? 주류(서구 기독교 백인 남성 국가 그리고 모더니즘)가 너무 미우니까, 그 주류에 반대편이라 싶은 모든 것들을 감싸게 된 것이다. 어떤 특정 대상(서구 기독교 백인 남성 국가 그리고 모더니즘)에 반대할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다 연대하고 또한 다 써먹을 수 있을 때까지 써먹어야 한다는 극단적 안티테제 욕구가 진보좌파진영의 논리적 일관성을 파괴해 버린 것이다.  

  


논리적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진보진영의 현실과 선을 긋고자 하는 좌파가 있다면, 명심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 특정 대상이 너무나 밉다고 해서 극단적 안티테제 마인드로 아무 논리나 다 끌어와 써먹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논리적 일관성마저 쌈 싸 먹는, '특정 대상'에 대한 끝도 없는 적대가 집단의 정체성 그 자체여선 안된다.   


지인 남읍읍씨는
 구좌파이고 페미니즘에도 일정 부분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이슬람에 대한 옹호를 과감하게 내다 버렸다. 사상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오늘날 개판 오 분 전 잡탕 엉망진창 진보판을 개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이러한 용기일 것이다. 

+그 주류(서구 기독교 백인 남성 국가)에 반대된다고 하는 어떤 개념들(비서구, 이슬람, 유색인종, 여성, 보헤미안 정신)이 오늘날 신좌파의 중추가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으리라. 

++우파 너거들도 반성하라는 거야! 지금 너거들은 많이 다를 거 같음?
"문재인 개X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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