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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08. 2020

페미니즘-말하지 않는 괘씸함

"내가 이긴 것으로 끝 내자^^"

친구와 게임을 한다. 내가 졌다. 실력을 기른다. 다시 도전한다. 그리고..


"나 이제 너랑 게임하기 싫어. 니 실력이 올라갔으니까 다시 붙으면 내가 질 수도 있는데 내가 대전을 거부해버리면 내가 이긴 상태로 영원히 남는 거잖아^^"


자, 당신은 이런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NL종북들은 끝까지 들이박는 미덕이 있었다. 북한을 옹호하는 자신들의 논리가 궁색해지고 여론으로부터 아무리 외면받는다 해도 끝까지 고수하는 미덕(?)이 있었다. 통진당 사태를 통해 결정적으로 패배했고 주류 담론에서 영원히 탈락돼 버림으로써(극소수의 NL 주사파들만이 여전히 그 이상을 고수하지만 그저 하찮은 바보들의 헛소리 즘으로 취급될 뿐이다.) 그들을 미워했던 이들에게 정서적 쾌감을 허락해주는 그런 미덕이 있었다.


그런데 페미들은 조금 달라 보인다. 16년 강남역 이래 레펨난동으로 한동안 시끄러웠고, 계속 시끄러울 경우 여론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고 판단했는지 이제 더 이상, 거리에서 너무 대놓고 시끄럽게 떠들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말하는데 자신들이 틀렸다거나 패배했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다. 그냥 더 이상 안티 페미와 부딪히는 것을 피하겠다는 것이고, 이건 사실상 "마지막으로 내가 이긴 상태에서 분쟁을 영원히 종결하겠다!"라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여선 안된다. 이 상황에서 다시 붙지 않겠다는 것은, 이 게임에서 페미니즘이 승리한 상태로 영원히 남겠다는 것이며, 여성은 항상 피해자이고 남성은 매번 가해자라는 도식으로 젠더갈등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 하지만 우리는 결코 이것을 받아들여선 안된다.


우리는 일부러 싸움을, 치열한 논리 투쟁의 장을 계속 유발해야만 한다. 정말로 여자는 피해자인지, 남자는 사악한 가해자인지 다시 논해야 한다고 말해야만 한다. 그들이 우리를 외면한다면 "다시 붙으면 질게 뻔하니까 자신이 없어서 도망치는 거래요~"하면서 끝까지 물고 들어져야만 한다. 


우리는 결코 이 젠더 게임을 페미의 승리인 상태로 종결되도록 방치해 두어선 안된다. 


문제는 끝없이 제기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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