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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Oct 28. 2020

가짜 사나이-남자의 질투?

남성상

 "'거룩한 남성상'이라는 이미지로 해 먹으(?)려 했다면 당연히 그 이미지에 위배되는 사례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거지!"


거룩한 남성상이라...

솔직히 나는 '남성성'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네들이 말하는 '남성성의 아름다움'이라는 게 뭔지도 잘 모르겠고 정확히 그런 이유로 '가짜 사나이'에서 역시 큰 감흥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가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이 나에겐 그저 무의미한 가학 SM 포르노로 보인다 언급했던 거고.


그런 프로그램 조교들의 도덕적 결함 사례들에 애써 열폭(?)한다는 건 

나에겐 "포르노 배우의 도덕성"에 집착하는 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으로 와 닫는 거지


만약 가짜 사나이 멤버들이 평소에 "나도 남자지만 정말 한남들 반성 많이 해야되욧!" 하면서 페미니즘을 팔고 다녔다면 당연히 이야기는 달라진다.(그랬다면 내로남불을 범한 게 되니까. 신념 없이 혓바닥을 팔고 다닌 거니까.) 그랬다면 "죽여달라" 소리가 입에서 나올 때까지 죽어라고 후벼 파고 있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잖아?


...


근데 가만 보면 '군대, 강한 남성'이라는 콘셉트로 승부 보려 했던 캐릭터들은 종종 비슷한 수난을 겪어왔던 것 같다.


한 10여 년 전, 모 커뮤니티에선 "'어쩌고저쩌고'라는 군용 장비를 한 사람이서 들어 올릴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띤 논쟁이 벌어졌었는데, 모두가 불가능하다 했지만 'lv7. 벌레'라는 닉을 가진 한 유저만이 "가능하다. 내가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군부심 넘치는 '한남들'이 ㅂㄷㅂㄷ거리며 "입증하라!" 요구했고 결국 공식 방송국까지 출두했던 오프라인 행사에서 'lv7. 벌레'가 그 '어쩌고저쩌고'라는 군용 장비를 혼자 들어 올림으로써 이 논쟁은 일단락된다. 


그 후 'lv7. 벌레'는 어떻게 되었을까? 전 국민의 이슈까지 올라가버렸던 논쟁을 자신의 승리로 마감 지었으니 영웅이 되었을까? 천만에! "남자다운 척 오진다!" "그거 하나 들어 올렸다고 겁나 나댄다!"라는 열띤 여론의 폭격 속에 멘탈이 나가 잠적해 버렸고 지금까지 이름 없는 일반인으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솔직히 'lv7. 벌레'에게 약간 관심병, 연예인병 기질이 있기는 했다. 그런데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짓밟혀야 했는가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남자다움'이라는 콘셉트로 잘 나갔던 톱스타 최민수가 폭력시비 구설수에 오르고 이를 속죄한다며 산골에 들어가 은둔 생활했을 때도 사람들이 "끝까지 가오 잡는다."며 비아냥거리곤 했었지. 잘못을 인정 안 한다는 것도 아니고 반성하겠다는데..



...


어느 정도 '남자의 질투' 그런 게 개입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여성성으로 승부 보는(그냥 예쁘다고ㅇㅇ) 여자 캐릭터들이 여초에서 마냥 사랑받기 어려운 것처럼?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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