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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Feb 08. 2021

그 페미니즘 비판 6 - 여성의 사회진출 1

여성의 낮은 사회진출도는 정당한 여성 피해서사인가?

사실 전편에서 언급한 ‘성적 대상화와 탈코르셋’ 담론은 이미 젠더 논쟁의 장에서 하도 많이 논파되어 아직까지 그렇게 잘 팔리고(?) 있다곤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 언급하고자 하는 “사회진출” 부분은 사정이 다르다. 안티 페미 좀 했다는 치들도 잘 넘어서지 못하는 부분이며, 다들 이 부분에 막혀서 결국 “여성이 남성에 대한 피해자이고 불쌍자”라는 그들의 대 전제에 무릎 꿇고 앙망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아무리 남녀가 평등한 세상이 도래했다고 해도, 사회진출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밀리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소득, 고위직, 직업인 수 등 사회진출도를 논 하는 그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여성의 그것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밀리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여성인권이 매우 잘 보장된다 하는 구미의 선진국들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우리가 논해볼 부분은 이것이다.


“사회진출도를 측정하는 모~든 지표에서, 여성의 그것이 남성의 1/4에 불구하다면, 이를 근거로 우리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 실존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여성의 낮은 사회 활약도는 여성에 대한 탄압이 실존함을 보여주는가? 정말로 여성은 남성과 같은 능률을 보일 때조차도 남성에 비해 30% 적은 급여를 받고 있는가? 만약 그 말이 정녕 사실이라면, 자본가 고용주들은 전 직원을 여성으로만 고용할 경우 인건비에서 최대 30%를 절약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가?


여기에 대한 변명 중에서도 가장 어처구니없었던 것은, 이 부분에서 시장실패를 들먹이려는 시도였다. 물론 나는 좌파라서 (누차 언급했듯이)‘시장실패’라는 개념을 무척 중시한다. 그러나 이 시장실패라는 개념은 아무렇게나 막 들이대도 되는 그런 손쉬운 개념이 절대 아니다.


어떤 현상을 시장실패라 주장하고자 한다면, 그 현상이 ‘개별주체의 이윤추구’라는 기본적인 경제원리 하에 어떤 메커니즘으로 도출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여성의 능률과 상관없이, 그저 남성보다 적은 사회진출도를 보인다는 사실 그 자체를 ‘실패’라 말하고자 한다면 여기서 ‘시장실패’를 언급하는 것도 정당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이 남성에게 밀리지 않는 능률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다 주장하려 한다면, ‘개별주체의 이윤추구’라는 기본적 시장원리 하에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이다.


‘고개 숙인 남성 서사’에 너무 깊은 인상을 받은 고용주들이 남성에 대한 복지 차원으로 그들에게 42.85% 더 많은 급여를 지불하겠다고 자기들끼리 합의라도 보았단 말인가? 적어도 내가 알기로 그들은 그렇게 자비로운 사람들이 아니다. 요컨대 ‘시장’은 그렇게 자비롭지 않다.


"사아람이랑 침팬지 놓고 침팬지가 사람보다 능률 잘 나오면 사람 자르고 침팬지 쓰는 게 고용주들이란 말입니다!!"




‘여성의 낮은 사회진출 및 활약도’를 들먹이는 많은 페미들은, 그러나 그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한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그 과정'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안티 페미 쪽이다.


‘여성의 낮은 사회 진출도’를 보다 깊게 연구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현상을 발생시킨 몇 가지 흥미로운 변수들을 알 수 있게 된다.


게중에서도 ‘전공선택’이라는 측면은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일전에 언급했던 ‘공대 아름이’ 현상을 기억하는가? 공대 아름이 현상은 왜 발생했는가? 간단하지, 공대에 여자가 없으니까! 


남녀가 대학에 진출할 때를 보면, 공대처럼 보통 사회적 쓰임이 높은 응용학문 분야엔 남성이 많이 들어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 상투적인 ‘여성 피해 서사’들은 이 부분 역시 주의 깊게 반영하고 있는가? 전공을 선택할 때조차 여성에게 암묵적인 압력이 작용함에 그들로 하여금 사회진출에 유리한 전공을 선택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할 텐가?!


야근, 특근, 불시 호출 등 상황에서 남성 쪽이 상대적으로 더 유연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더 험하고 더럽고 거친 상황에 있어 여자보단 아무래도 남자를 투입하기 더 편하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된다.(아닌 게 아니라 이 부분은 남성의 낮은 평균수명을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로 반영되기도 한다. 자, 이제 우리가 역으로 "남성의 낮은 평균수명”에 기반 한 ‘남성의 피해 서사’를 밀어붙여도 할 말 없겠지?)



이런저런 세부적 요인들을 감안한다면, 아마 “여성이 남성과 ‘같은’ 능률을 보임에도 더 적은 처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은 성립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페미들이 얌전히 물러서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겐 아직 몇 가지 무기가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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