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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Feb 12. 2021

그 페미니즘 비판 외전 - 똥마초들

*예전에 쓰였던 이 글은 페미 비판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향후 맥락 전개상 반드시 필요하다 판단되어 그냥 정식으로 포함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미 이 글을 읽어보셨던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보통 여기다 글을 쓰면 기본적으로 어떤 주장을 베이스로 깐 뒤 약간의 감정 분출을 양념으로 치는 식이었는데 이번 글을 촘 다르다. 그냥 100% 감정 분출 글이다^오^(이 글을 다큐로 받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굉장히 적대적이기 때문에 혹자는 내가 '남성성'에 대해 우호적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천만의 말씀. 난 남성성이라는 측면에 많은 경우 비호의적이며, 그 남성성의 극단으로 나타나는 소위 ‘똥마초들’을 특별히 그켬 한다.


살면서 이 박멸해야 할 똥마초들에 대해 나름 연구해본 결과, ‘똥마초’를 규정할 만한 몇 가지 유의미한 특징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거침’을 남성의 최고 덕목 즘 되는 양 생각하는 듯하다. 고로, 같은 남성에겐 절대 친절하지 않다. 그 거침을 ‘하사’한다는 것이, 그들 방식의 배려인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당하는 이는 기분 더러울 수밖에 없다. 예컨대 어지간히 서로 개방된 사이가 아니고서야 쌍욕과 거친 육체 접촉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남자 간엔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면, 제발 늬들끼리 놀자. 같이 권투를 하건 모텔을 가건)


이들은 이 ‘거침’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위대한 남성으로서 '여성'이라는 하찮은 존재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지표 즘으로 생각하고 퍽 자랑스러워하는 듯하다. 때문에 만일 남성 무리에서 그러한 ‘거침’에 대해 거부감을 표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더 이상 남자가 아니게 된다. 너는 더 이상 위대한 남성으로 분류될 자격이 없는 호모 새끼이니 “저기 가서 여자들이랑 인형이나 만지면서 놀아라.”는 식의 반응이 으레 뒤따라온다.


이들은 적어도 표면적으론 여성에게 친절하다. “남자보다 명백하게 열등하고 하찮은 존재인 여성은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같은 남자를 대하듯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신조 즘 되는 것 같다. 


페미니스트들은 종종 이들의 이러한 관점을 문제 삼곤 한다. 그들이 설령 여성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해도, 그 근원엔 여성을 남성보다 낮은 존재로 보는 심리가 철저하게 깔려있는데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이다.



본의 아니게 똥마초들을 평생 보아왔던 내 판단으론, 페미들의 분석이 나름 정확하다고 본다. 많은 경우 그 똥마초들이 여자들에게 친절한 것은, 애초에 ‘그들 기준에서’ 여자들을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 기준에서 같은 사람이었으면, 여자들도 엄청 까이고 두들겨 맞았겠지 ㅋ)


여하튼 그런 관점 하에서 페미들은 이 똥마초들을 ‘여성의 적’으로 여기는 것 같던데 여성의 적 이전에 이들이 같은 ‘남성의 적’이라는 생각은 안 해보는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이들 주변의 ‘남성들’은, “하찮은 여성이 아닌 남성”이기 때문에 그 거친 교류방식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똥마초들의 생각과는 별개로 난 내가 "여자들보다 우월해서 처 맞는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뭐 같은 거지.


“남자는 촘 때려도 돼ㅋㅋㅋㅋ”

“아 남잔데 뭐 어때!ㅎㅎ"

“니가 여자냐? 남자가 되가지고ㅉㅉ 고추 때 인마!”




여하튼 위에 언급한 메커니즘에 의거, 이 똥마초들이 종종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간단하게, 우리 남성은 강하고 우월한 존재니까 연약하고 열등한 여성을 지키고 보살핌에 조금 손해 본다고 징징대선 안 된다는 것이 이 부류 똥마초들의 모토 즘 되시겠다. 이들은 이 관점 하에서, 페미에 반대하는 남성들을 비난하기도 한다. 


간단하게, 약자인 여자한테 양보 좀 하는 게 싫다고 징징거리는 남자 놈들은 남자도 아니니 고추를 때 버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난 페미와 똥마초간에 정서적 동맹에 의한 연대가 존재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 설령 연대가 없더라도, 똥마초들의 존재는 페미들에게 명분을 만들어 준다. 어떤 식으로 건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다.)


남자가 우월하긴 무슨 X뿔이 우월하세요. 나 그냥 여자 할 테니까 X라 우월하신 님들께서 ‘열등한’ 여자들에게 자비 많이 베푸시던가요 좀



그리고 이런 작자들일수록 광적인 권위 숭배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런 인간들은, 술자리에서 선배님 술잔 채워드리는 눈치가 부족했다거나, 선배님 말씀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 광장에 손아랫사람들을 집합시킬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그런 걸 또 ‘사회생활’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진짜 X 같은 사회다.)


술자리에서 손아래 여자들에게 건들건들하다가도(“오늘 우리 미스김 스타킹이 아주 예쁘네~ㅎㅎ”) 공식석상에서 발언할 기회 있으면 눈 하나 깜빡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페미니즘 or 여성에 대한 보호"를 지껄인다는 것 역시 이 인간들의 주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미투’가 이런 자들에겐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것으로 오늘의 감정 만땅 분출 글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인민의 적 똥마초를 처단합시다.(엄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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