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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Feb 23. 2021

그 페미니즘 비판 10 - 대망의 마지막. ‘남성성’2

상하의 위계가 분명한 ‘수컷들’의 자리에선 이것이 사소하지 않은,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간단하게,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함부로 지갑을 열려 했음이 자칫 상위 수컷의 권위를 모독하는 무례한 행위로 비칠 수도 있는 것이다!


남성 사회 특유의 거친 폭력들 역시 단순한 ‘싫음’이 아닌 ‘남자의 자부심'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런 것들을 경험하며, '저기 저 하찮고 유약한 여성들’ 따위와는 분명 다른 우월한 자신을 느끼게 된다. 


예컨대 과거의 남자들이 폭력, 거침, 그리고 약자에 대한 배려 등 각종 방식으로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것은, 단순한 의무를 넘어 남자로서의 기쁨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자들은?  


“저 하찮고 가련하기 짝이 없는 여자란 생명체들은 이런, 거칠고 때론 화끈함으로 피어나는 ‘남자 됨의 기쁨’을 죽을 때까지 맛보지 못한 체 그저 언제나 우리한테 보호나 받아야 할지니 당연히 그들은 충분히 불쌍할 지어다!ㅜㅜ”




그런데 지금 남자들은 다르다. “남자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어떤 것들에 대해 오늘날 젊은 남자들은 그 어떤 자부심도 메리트도 느끼지 못한다. 그건 그냥 “X나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것”일뿐이다. 젠더 전쟁(?)에서 자주 나오는, “여자는 저거 안 하는데 나는 왜 해야 돼?”의 근원이라 하겠다.


옛날에는 연애&결혼 멘토들이 여성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남자의 자존심을 위해 일부러 남자가 하도록 ‘양보’하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 관점에선 그냥 “흔하디 흔한 옛날이야기”중 하나일 뿐이다. 


여자가 아닌 남자가 공짜밥을 얻어먹는 것은 수치라고? 수치심 그게 먼데요? 먹는 건가? 나는 공짜밥이라면 아랫사람 앞에서도 굽신거린다.^오^ (공짜밥이 싫었으면 좌파를 안했… 읍읍ㅗㅗ)


이런 것들은 ‘과거의 남자들’ 입장에선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된다. ‘남성성’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오늘날의 젊은것들은 그들의 시각에선 그저 “스스로를 남자라고 주장하는 하리수들”에 지나지 않는다. 고추를 다 때 버려야 한다는 거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여윽시 이들은 페미니스트들의 비공식적인 동조자라는 것이다.(남자가 남자로서 겪는 어려움들을 이야기하지 못하게 만드니까.)



이러한 변화는 왜 만들어졌을까? 단순히 지금 시대가 많이 힘들어져서? 글쎄? 역사를 보면 남성이 지금보다 더 힘들었던 시절도 많았지만(대규모 전쟁으로 인해 한 나라 한 세대의 남자들이 몰살당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2차 대전 쏘오련. 지금도 있지. 시리아.) ‘남성성’에 대한 남자들의 문제제기는 이제야 나오고 있다.



전편에서도 언급했지만, 난 이러한 변화가 절대 잘못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충분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그저 당연했던 것들에 대해 피해라고 말하기 시작했듯이, 남자들 역시 ‘남자이기 때문에’ 그저 당연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 피해라고 말하게 된 것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서로가 터놓고 각자의 입장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성평등이라 말하면서도 의도적으로 한쪽 입장만을 대변하는 페미가 쓰레기라는 사실은 당연히 바뀌지 않는다.)


내가 소위 ‘젠더 자연론자들’이라 부르는 이들의 실책 역시 여기서 추가된다. 이들은 이 ‘바람직한 변화’를 외면한 채 다시 남자의 영역과 여자의 영역을 나누는 그 울타리를 복구,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나는 오래 전 글에서 같이 언급했었다. 진정 끔찍한 사태는, 상호 배제로 인한 교류 단절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드디어 페미 시리즈가 다 끝이 났습니다. 페미 이야기 싫어하시는 분들 지금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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