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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Apr 09. 2021

선거 감상

예상대로의 결과

1.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는데도
그래도 꼴에 선거랍시고 이 결과에 대해 논객 입네~ 하며 평가를 남겨야 할까?


민주당의 실패? 이미 그들의 실책에 대해 누차 언급해 왔고 거기에 첨언 씩이나 할 필요가 있을는지.

설령 내 입으로 그 실책들을 다시 한번 집어주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해도

저들이 저들 입으로 저렇게 열심히 '그 이유'들을 드러내 보이고 있지 않은가!


"멍청한 2030놈들! 너희는 어째서 화염병과 투쟁의 20세기 민주화 감성에 더 이상 공감하지 못하는 게야!"

"페미니즘이 왜 위대한지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한~심한 20대 냄져 녀석들...!!"
"진보적 사회 관념들에 더 이상 공감하지 못하는 2030 일베충 파쇼 세대 처 망해라!!"


2.

좌건 우건/ 민주건 국짐이건/ 보혁 어쩌고 

시끌벅적 백날천날 서로 공 주고받아 봐야 어차피 '그 공'은 '페미니즘'이라는 경기장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우리야 말로 진정한 페미니즘!"
"아니야! 페미니즘을 말로만 떠들 뿐 실천하지 않은 저들을 저희가 심판하겠습니다!"

좌로 가건 우로 가건 모든 결과는 반드시 '페미니즘의 승리'였던 것으로 귀결되어야만 하며
바깥에서 아무리 목청 터져라 "좌우를 떠나 페미니즘 자체가 싫다고!!" 외쳐봐야 페미니즘의 영향력으로 가득 찬 경기장 내 지배계급들은 그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다.

간판뿐인 민주주의 하에서 "페미니즘 반대"라는 옵션은 여전히 그 존재를 허락받지 못하며,

경기장 내 허락받은 옵션들 사이에서 당신이 어떤 선택을 내리건 그것은 결국 "페미니즘의 승리를 지지함"이라는 기획된 결론으로 맞추어질 뿐이다. (그것이 바로 필자가 백날천날 떠들어 온 '문화권력'의 힘이다.)


3.

막판에 오세훈 진영에서 "페미니즘 답변 거부"가 소소한 파장을 일으키긴 했지만 또한 그 이벤트 때문에 승패가 결정됐다고 말하는 건 다소 억지스럽다. 마치 모든 승리를 '페미니즘의 승리'였던 것으로 귀결시키려는 태도만큼이나 그러한데, 판세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다 하기엔 '답변 거부' 정도로는 아직 임팩트가 약하다.
'답변 거부'가 분명 후련했던 부분은 있었지만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실제 기성 정치판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은 아모른직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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