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May 03. 2021

이준석-진중권 논쟁. 진중권의 문제제기

곧 죽어도 페미니즘

https://www.youtube.com/watch?v=TCYqmovkGYU

어제 채널A 논쟁에선 시공간의 한계상 젠더 논쟁의 장에서 흔히 나올 법 한 이야기들의 맛베기 정도만이 나왔을 뿐, 무언가 의미 있을 법한 진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중궈 교수가 일부 민감한 이야기들을 던졌고 

이에 대한 마음에 드는 대응은 없었기에

'그 대응'을 내가 좀 해 보고자 한다.


1. "2030 남성 오세훈 몰표는 젠더이슈 아니야! 경제 이슈고 공정 이슈야 빼애애애액!"

ㅡ> 여성은 용가리 통뼈라 경제/공정이 별로 안 중요했단 말인가? 만약 젠더가 아닌 경제와 공정이슈에 여성이 덜 민감하게 반응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유전자적 차이인가? 여자에겐 경제와 공정이 덜 중요한가? 이 무슨 여성 혐오로 가득 찬 빻은 한남 같은 소리인가?
또한 72%의 남성표에 대해선 젠더이슈 아니라고 그렇게 장담을 하면서 여성 15% 군소 표는 젠더이슈 때문이란 건 왜 그렇게 철저히 강조하는가? 그 표들 중 허경영이 얼마나 있었는진 당신들이 다 확인해 봤어? 


2.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이 여성들로 하여금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게 만든다! 여성에게 이공계 특별배려를!"

ㅡ>그럼 똑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이 남성들로 하여금 순수 인문 내지 예술계 진학을 어렵게 만듦 역시 인정하신다는 거죠? 남성에게 예능계 특별배려를!


3. "성범죄가 아닌 강력범죄 피해자 중엔 남성이 더 많다는 변명은 무의미하다. 그 강력범죄에서 어느 성별이 더 많이 '가해'하던가??"


ㅡ>폭력적인 아빠가 아들을 세대 때리고 딸을 두대 때렸는데 딸이 아들 보고 "나는 부당하게 맞은 거지만 너는 아빠와 같은 남자니까 부당해할 자격 없어. 큰 틀에서 보면 너도 연대책임자니까!"라 말한다면 당신은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있는가? 이건 내가 삶 속에서 무수히 많이 느껴왔던 '부당함'이기도 했다. (왜 '처맞는 약한 남자'인 박세환이 '때리는 강한 남자'들의 잘못에 대해 연대책임을 져야 하지??)


이러한 관점이 특별히 더 사악한 건 이게 포스트모던에 입각한 오래된 진보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언급한 부분이지만, 포스트모던 진보는 개개인의 인간을 특정 범주로 묶어 일반화시키는 태도 자체를 철저하게 배격한다. 

이를테면 진교수는 "흑인 범죄율이 백인보다 더 높으니 흑인은 백인 앞에서 반성하라!" 라던가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닐 지언정 모든 테러리스트는 무슬림이다!"따위의 서구 대안우파식 슬로건에 동의할 수 있는가? 만약 아니라면, "강력범죄에 있어 남성 가해 비율이 높으니 남자는 가해 어쩌고 여자는 피해 어쩌고" 라는 식의 어법을 당장 집어치우라!



작가의 이전글 지배자들이 반페미 저항에 대응하는 다음 단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